위구르 소녀의 꿈을 향한 질주
조산 라 밸리 <어떤 여자가 왔었다>
지은이 조산 라 밸리는 중국의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를 여행하다가 자신에게 복숭아를 건네는 한 위구르족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소녀를 통해 위구르 문화의 아름다움과 그 이면의 안타까운 현실을 알게 된 그녀는 <어떤 여자가 왔었다>를 펴내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저자는 소설 속 14살 소녀 메리걸의 이야기를 통해 중국의 민족 동화 정책에 빼앗긴 소수 민족의 꿈과 자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야기는 메리걸이 자기도 몰랐던 재능을 알아봐 준 단 한 사람, 어떤 여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녀에게서 용기를 얻게 된 소녀는 아버지의 따가운 시선에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질주한다. 꿈을 꾸고 있는, 꿈을 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용기가 되어줄 만한 작품이다.
현대 여성들의 초상
안느 브레스트 <완벽한 여자를 찾아서>
2010년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의 세 번째 소설<완벽한 여자를 찾아서>는 우리 현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위 잘난 여자였던 줄리는 아이를 낳고 더 이상적인 여성이 되기 위해 노력하다가 무너지고 만다. 그녀를 지켜보던 주인공 에밀리엔느는 줄리를 괴롭히던 강박관념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고, ‘여성의 초상’을 주제로 한 사진전에 출품할 작품의 모델이 되어줄 ‘완벽한 여자’를 찾아 나선다. 이민자 가정의 여성, 흑인 여성,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소녀, 주부, 의사, 한때 매춘 경험이 있는 여성까지 다양한 배경의 여성들 가운데 과연 누가 완벽한 여자일까. 에밀리엔느가 만난 10여 명의 여성들이 각 장의 주인공을 맡아 지루할 틈 없는 소설을 완성한다.
세상의 상식을 따르지 않는 세 자매의 삶
에쿠니 가오리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는 세 자매의 삶, 연애, 결혼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도 남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첫째 아사코, 열렬하게 사랑하는 동거인이 있음에도 다른 남자의 육체적 매력에 쉽게 넘어가는 커리어우먼 둘째 하루코, 남자와 거리낌 없이 하룻밤을 보내면서 이웃집 부지런한 가정주부를 동경하는 셋째 이쿠코, 각기 다른 불안과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세 자매에게서 우리는 불완전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녀들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나’로 살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솔직한 나 자신을 찾기 위한 고민에 빠져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