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은 숙소 선택부터

군산의 대표적인 숙소는 고우당이다. 일본식 가옥을 체험해 볼 수 있고 군산의 명소들과 맞닿아 있어 예약을 서두르는 편이 좋다. 교통이 편리한 곳을 찾는다면 버스 터미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세빌스 호텔을 추천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아늑한 실내가 장점이다. 여행의 미덕은 조식이라 여기거나 바닷가 드라이브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베스트 웨스턴 군산 호텔을 추천한다.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1일 3끼로는 부족하다

이승규 셰프가 이끄는 아스띠(Asti)는 군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재료 하나 하나의 맛, 씹는 질감, 먹기 아까울 정도의 플레이팅까지 고려한 그의 음식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시그니쳐 메뉴인 ‘포르치니 뇨끼’는 서울에도 꼭 있었으면 하는 맛이다. SNS가 아닌 군산 로컬들이 인정한 맛집으로 대정 소바와 노조미를 꼽을 수 있다. 대정 소바의 모든 메뉴는 물만두와 녹두전이 함께 나오는 정식으로 즐기는 것이 현명하다. 추운 겨울에도 입맛을 돋우는 냉모밀과 해장으로 손색 없는 푸짐한 칼국수가 대표 메뉴이다. 대정 소바 옆에 나란히 위치한 노조미에 들어서면 일본의 작은 식당으로 순간 이동한 듯하다. 진하게 우려냈지만 담백한 돈코츠 육수와 쫀득함이 살아있는 생면이 일품이다. 손님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게 가게 한 켠에 마련한 유카타에서 주인장의 배려가 느껴진다.

 

슬슬 걸어볼까?

낮은 건물들, 한적한 거리를 걷다 보면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속 배경이 된 초원사진관 을 만날 수 있다. 촬영 당시 쓰였던 사진기와 선풍기, 앨범 등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조금은 쓸쓸한 기운을 풍기는 히로쓰 가옥을 마주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시대의 건축물로 지금은 정원에서만 그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벽화를 감상하며 걷다보면 15분쯤 떨어진 곳에 작은 사찰인 동국사가 있다. 한국에 남은 유일한 일본식 사찰로, 잠시 숨을 고르며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인 이성당 앞에는 팥빵과 야채빵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늘 줄이 길다. 도착과 동시에 빵 나오는 시간을 확인하거나 쿨하게 택배 신청 번호를 확인하는 것 중 선택과 집중의 미덕이 필요하다. 히로쓰 가옥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의 헛헛한 마음은 여흥상회의 인절미 츄러스가 달래줄 것이다. 계피 가루 대신 콩 가루를 묻힌 것이 탁월하다. 만남스넥의 잡탕과 순대 볶음은 출출한 시간에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군산의 또다른 명물인 동양어묵의 얇은 어묵이 잡탕과 어묵탕의 재료로 쓰여 감칠맛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