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had the most extraordinary life.”
나는 특별한 삶을 살았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지나온 뒤 당당하고도 담담하게 이런 표현을 남길 수 있을까? 1960년대의 사진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모습의 패티 보이드는 당시 ‘잇 걸’로 불리던 런던의 톱 모델이자 삼각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다. 그녀는 ‘위험한 뮤즈’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조지 해리슨과 패티 보이드는 비틀즈의 영화 촬영 현장에서 처음 만났다. 패티 보이드에게 첫 눈에 반한 조지 해리슨은 평소 조용한 성격과는 달리 그녀를 향해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그녀는 무언가 다르고, 그녀만한 사람은 없고, 나는 그녀를 떠나고 싶지 않아”라는 가사의 러브 송 ‘Something’이 탄생하게 된 계기도 그녀였다. 그의 마음에 감동한 그녀는 결혼을 결심했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조지 해리슨이 마약과 여자에 빠지게 되 십여년만에 끝이 난다.
영화나 노래 가사에서 들어볼 법한 ‘친구의 아내를 사랑했다’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조지 해리슨과 음악적 교류를 나누던 에릭 클랩튼이 패티 보이드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 것. 조지 해리슨과의 방황과 소원함으로 힘들어하던 패티 보이드에게 마음을 전했지만 실패를 맛본 에릭 클랩튼이 만든 노래가 바로 ‘Layla’이다. 이 노래의 가사 역시 구구절절하다. 조지 해리슨과의 관계에 지친 패티 보이드의 마음을 얻게 된 에릭 클랩튼은, 사랑을 쟁취한 기쁨을 담아 ‘Wonderful Tonight’이란 곡을 쓰게 된다. 그러나 이 달콤한 러브스토리도 결국은 조지 해리슨과 같은 이유로 새드 엔딩을 맞이한다.
약 25년간 진행된 세 사람의 사랑과 전쟁은 아주 오래 전에 끝난 이야기이지만 사진과 음악이 남아 계속 회자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델이자 록 음악의 주인공이 된 뮤즈, 이후에는 사진가의 삶을 살아온 패티 보이드의 인생을 만나볼 수있는 전시가 8월 9일까지 성수동 S-Factory에서 열린다. 두 남자의 가깝고도 은밀한 클로즈업 컷과 찬란했던 사랑의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