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것을 그들에게 알리지 마라
나에겐 한때 해외 유학 시절 현지에서 만나던 여자친구가 있었다. 내가 유학을 마치고 국내 기업에 취직하면서 그녀와 나는 어쩔 수 없이 원거리 연애를 하게 되었다. 나는 그녀의 화끈한 성격과 개방적인 면이 좋았고, 몇 달에 한 번씩 그녀를 만나러 가기 위해 비행기 타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우린 1년에 몇 번 만나지도 못하고 자기는 항상 너무 멀리 있잖아. 난 자기가 곁에 없을 때도 자기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 이렇게 말하며 그녀가 내민 것은 세상에 직접 실제 페니스를 본떠 몰드를 만든 후 그것으로 실리콘 딜도를 만들 수 있는 셀프 키트였다. 그녀의 제안에 잠시 당황했으나 나는 사랑에 빠져 있었던 터라 결국 그녀의 소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날 밤 각고의 노력 끝에 우린 몰딩에 성공했고(키트엔 정신이 흐트러져 발기 상태를 유지하지 못해 실패할 것에 대비해 2회 분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75% 정도 발기한 상태의 내 페니스와 똑같이 생긴 딜도를 얻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사실 내 섹스 라이프에 길이 남을 경험이었는데, 더 믿을 수 없는 일은 몇 달 후 다시 그녀를 보러 갔을 때 일어났다. 여자친구의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그 전에 한번도 본 적 없던 한 친구에게 내 소개를 하자 그녀가 이렇게 외쳤다. “아, 그쪽이 바로 그 딜도의 주인공이군요!” 알고 보니 그녀는 친구들에게 그 ‘DIY 딜도’의 실물을 보여주며 자랑을 일삼은 것이다. 그날 저녁 식사 자리에 있던 친구들 모두 그것을 본 상태였다. 도저히 민망함을 견딜 수 없었던 나는 그녀에게 헤어지자고 말하며 그 물건을 돌려달라고 했고, 그녀는 자기 돈으로 산 키트로 만든 거니까 자기 것이니 돌려달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맞섰다. 결국 난 그 딜도를 돌려받지 못한 채 귀국했다. 지금도 가끔 궁금하다. 내 그것과 똑같이 생긴 그 물건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_P, 회사원
지금 나랑 서커스 하니
남자친구와 나는 둘 다 호기심이 왕성한 스타일이고, 섹스에 있어서도 죽이 맞아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편이라 나름대로 익사이팅한 밤을 보내왔다. 섹시한 코스튬 드레스를 입고 이런저런 설정도 해보고, 야한 말 하기 경쟁을 하기도 하고, 거실이며 주방, 화장실, 심지어 옥상에까지 진출해 섹스를 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남자친구가 가장 심취한 것은 ‘체위 발굴’이었고, 남성 상위, 여성 상위, 후배위 등 남녀의 은밀한 두 부분이 만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각도에서 시도했다. 물론 그 덕분에 서로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자세를 찾을 수 있었고, 나 또한 남자친구의 모험심에 만족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체위에 대한 열렬한 탐구 정신에 비해 나의 유연성과 체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거실에서 후배위로 하던 도중 내 양 허벅지를 잡아 올리며 벌떡 일어나더니 나더러 섹스를 하면서 두 손을 바닥에 짚고 기어 다니라고 하질 않나, 한번은 자기가 뒤에서 삽입하는 동안 나더러 다리를 직각으로 구부린 채 허리를 숙이고 의자에 앉은 듯한 자세를 유지해보라고 하는 통에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팔자에도 없는 스쿼트 운동을 하기도 했다. 나로선 야릇하지도 화끈하지도 않은 이 체위들의 끝판왕은 이른바 ‘폭포 자세’였다. 어느 밤, 남성 상위로 시작해 점차 침대 끝으로 밀려난 나는 허리 위쪽은 침대 바깥의 허공에 둔 채 내 엉덩이를 잡고 있는 그의 팔 힘에만 의지해 침대 모서리에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린 폭포 자세로 섹스를 하고 있었다. 점점 뒤로 젖힌 머리로 피가 쏠려 현기증이 난다 싶은 순간, 아뿔싸, 그가 순간적으로 땀에 손이 미끄러져 내 엉덩이를 놓치고 말았다. 퍽 소리와 함께 나는 곧장 바닥에 헤딩을 했고, 뇌진탕 증세를 보여 한밤중에 응급실까지 찾아갔다. 그 와중에도 난 섹스를 하고 싶었지 서커스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며 그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으니 내 울화가 상당하긴 했나보다. 그 후로 그와 나는 비교적 얌전한 섹스를 한다. 좀 심심하긴 해도 섹스하다 비명횡사하는 것보다는 낫지 싶다._J, 대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