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한다, 덕후가 세상을 바꾼다고. 요즘엔 인스타그램에도 심상치 않은 ‘덕후 계정’들이 자꾸 눈에 띈다.
이 계정들의 운영자 나이, 직업, 이름, 심지어 성별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그들의 콘텐츠(덕질)에 열광하고 감탄할 뿐.
끈질기게 한 우물만 파는 인스타그램 계정들을 하나하나 파헤쳐 보자.
@Dogs_InFood
아마 SNS에서 ’음식’과 ‘댕댕이’는 가장 인기 많은 콘텐츠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먹스타그램 과 #멍스타그램 이
한 포스트 안에 공존한다고? @dogs_infood 계정은 다양한 견종의 특징을 잡아 그에 어울리는 음식과 합성시킨다.
곱슬곱슬한 푸들 ‘펍콘’ (퍼피 + 팝콘) 처럼 말이다. 누가 봐도 포토샵이 티가 나는 것이 내용에 대한 거부감(?)도 덜어주는 듯하다.
@TasteofStreep
강아지에 이어 메릴 스트립과 음식의 콜라보(?)를 선보이는 계정까지 등장했다. 패스트푸드의 색감, 그녀의 자태,
또 그에 걸맞은 배경이 묘한 삼박자를 이룬다. 리코타 치즈 속에서도 압도적인 포스를 잃지 않는 전설의 캐릭터 ‘미란다’를 보라.
이 포스트에는 ’악마는 리코타를 입는다’라는 캡션을 더해 웃음을 자아냈다.
@Crayon._.Sim
‘짱구 구르메’ (@crayon._.sim)는 바이오에 쓰여있는 그대로 ‘짱구가 먹는 음식들을 올리는 계정’이다.
추억의 짱구 만화 속 인물들이 음식을 먹을 때의 상황을 생생히 설명해줘 캡션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근엔 짱구가 멜론 하나로 갖은 말썽 부리는 사건을 시리즈 포스트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Alone.Time.Eat
‘맛이 있거나 없거나, 뉴욕에서 혼밥하기 좋은 식당을 탐구한다’는 @alone.time.eat. 식당의 음식 맛뿐만 아니라
가성비, 서비스, 그리고 주소까지 섬세하게 알려준다. 조만간 뉴욕에서 혼밥할 계획이라면 꼭 참고할 것.
@CoolGirlsWearMugler
일반 뷰티 계정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coolgirlswearmugler. 오른쪽 눈만 보여주는 레지나는 세상의 모든 아이 메이크업은
다 해본 듯하다. 화려한 글리터와 색색가지 아이섀도우는 물론, 시퀸과 꽃을 눈두덩에 붙이는 등 다소 실험적인 룩도 선보인다.
포스트마다 그때 사용한 메이크업 브랜드와 제품을 상세히 설명해주니 관심 있다면 시도해볼 수도 있겠다.
@LilJupiterr
이름도, 직업도 ‘안 알랴줌’! 그저 스니커즈만 죽어라 포스팅하시는 @liljupiterr. 그는 무심한 듯 운동화 사진을
어떠한 설명도 없이 공유한다. 최근 캡션을 더한 포스트에 ‘그가 말을 한다!’라는 댓글이 달릴 정도니 말이다.
주된 포스트는 스니커즈지만, 가끔 해외 스타들의 패션이나, 아마도 본인 마음에 드는? 다른 계정의 리그램이 등장하기도 한다.
@SwissPosters
스위스 길거리에서 포착된 포스터 사진들을 공유하는 @swissposters. 디자인 컴퍼니 ‘스위스 타이프 페이스’의 그래픽
디자이너 데니스 모야가 운영하는 계정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본인은 ‘흥미롭거나, 지루하거나, 새롭거나, 문화적이거나,
정치적인 내용을 담은 포스터 사진을 찍고 공유한다’고 말했다. ‘스트릿 패션’에 이어 ‘스트릿 포스터’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를 예감이다.
@ThankYouJenkem
미국 스케이트보드 매거진 ‘젠켐’을 한글로 번역해서 포스팅하는 @thankyoujenkem.
계정 운영자인 양성준은 실제로 젠켐에 메일을 보내 허락을 받고 운영하는 계정이라고.
젠켐 (@jenkem) 본 계정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우리 콘텐츠를 한국말로 풀어주는 계정’이라고 소개하며 고마움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이정도면 믿고볼 수 있는 컨텐츠. 스케이트 보드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이라면 반드시 팔로우해야 할 계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