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튜터를 일대일로 연결해서 영어와 중국어 회화를 공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튜터링. 현재 해외에 있는 5백여 명의 다양한 원어민을 만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40만 명 정도의 회원이 있다. 삼성전자에서 10여 년간 모바일 서비스 기획과 UX(User Experience) 디자인을 해온 김미희 대표와 교육 관련 분야에서 10여 년간 경험을 쌓은 최경희 대표가 합심해서 모바일 교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관두고 교육 관련 스타트업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궁금하다. 김미희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콘텐츠 서비스와 관련된 일을 주로 하다 보니 자연스레 모바일 교육 시장에 흥미가 생겼다. 회사에 다니면서 영어에 관심이 많아 학원에 다니고 전화 영어 회화도 신청해보고 이것저것 시도했었다. 그중 원어민 과외가 가장 효과적이더라. 문제는 비싼 수업료. 원어민 과외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했고 지금 우리가 제공하는 튜터링 모델이 가장 실효성 있다고 생각했다. 튜터링은 자신이 원하는 튜터를 선택하고 우리가 제작한 콘텐츠로 수업을 진행한다. 튜터 채용 매니저가 따로 있고 튜터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보통 10대 1에서 15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영어 교육 경력이 있거나 온라인 수업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 한해서 선발한다.
창업할 때 가장 큰 두려움은 무엇이었나? 사업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김미희 6~7년 전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모바일 서비스라면 창업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창업을 결단하기가 쉽지 않아 몇 년간 고민만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창업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창업하기로 결심이 서자 학교 선배인 최경희 대표를 찾아가 함께하자고 설득했다. 최경희 나는 서른 살 무렵 처음 창업했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헝그리’한 시작이었다. 그 뒤로 조선에듀, 인크루트 등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교육 분야에서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함께하게 됐다.
회사를 시작하고 후회되는 순간도 있었나? 김미희 물론. 항상 실패의 연속이다. 우리가 하는 1백 가지 일 중 아흔 아홉 가지는 실패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빠른 실패를 하는 조직이다. 빠른 실패를 하자. 실패를 응원하고 축하하자.’ 분기별로 워크숍을 진행하는데, 임직원이 자신들의 실패나 성공 사례를 발표한다. 실패해도 인정해주는 회사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힘든 점 중 하나가 좋은 직원을 뽑는 일일 것 같다. 어떤 청년들과 함께하고 싶나? 최경희 주도적인 사람.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 셀프 스타터라는 표현을 쓰는데 교육 산업은 특히 다른 산업에 비해 본질을 더 많이 생각해야 하는 사업이다. 인간의 삶과 직결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각자의 삶에 미션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미션을 이루어가면 좋겠다.
직원들과 함께할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김미희 2016년에 창업 후 초창기에 경력직을 채용할 수 없어 신입 사원이 많았다. 초기 멤버들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고 1~2년을 함께 일하다 보니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2년 차인데도 5년 차 정도의 실무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보일 때 즐겁다. 교육 사업을 하다 보니 모두 학습하는 걸 좋아한다. 배우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세미나 참여도 권장하고 자신이 새롭게 발견한 분야가 있으면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우리끼리 ‘쪽대본 문화’라고 부르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자신이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을 공유하는 자리다. 최경희 현재 운영 중인 스타트업 가운데 자신들의 10년 뒤, 20년 뒤를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세계에서 1년은 다른 세계의 4년쯤 되는 것 같다.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 다만 지금 함께 일하는 이들이 10년이 지난 후 각자 경력을 인정받게 되기를 바란다.
튜터링 창업 당시보다 회사 규모가 커진 건 그만큼 성장한 것이지만 위기 앞에서 유연하게 움직이기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김미희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해외의 IT 회사를 보면 우리나라 제조기업과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 안에서 사업을 부문, 기능별로 유연하게 확장하고 있다. 우리 역시 그런 문화를 배워 계속 확장해가면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초기에 다진 철학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한 사람의 성장이 전체 회사의 성장보다 중요하다는 것. 한 사람 한 사람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본연의 가치를 유지한다면 조직이 커져도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 전 꿈꾸던 이상적인 회사는 어떤 모습인가? 김미희 대기업은 조직이 크다 보니 일의 프로세스가 보수적이어서 의사 결정이 항상 지연된다. 그러다 보니 성취감이 크지 않다. 내가 만드는 회사에선 그런 단점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 연봉이나 복지는 대기업 수준에 맞추지 못하지만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만큼은 확실히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을 지원해주고, 조직원이 하고 싶은 일이나 욕망이 회사의 포지션과 맞도록 지원하는 것이 대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말한다.
올해의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김미희 외형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30배 정도 늘었다. 올해 5월에는 2018 소비자 만족도 영어 회화 부문 1위(KMF)를. 7월에는 앱스토어 교육 카테고리 인기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회사 규모도 많이 확장돼 처음에는 최경희 대표와 나 그리고 직원 2명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위워크 을지로점의 16인실을 거쳐 지금의 종로점 39인실까지 이전했다. 위워크가 성장하며 함께 성장한 셈이다.(웃음) 현재 정규 직원이 22명이며 인턴을 포함하면 30명이 넘는다.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경희 창업하기보다는 스타트업에서 먼저 일해보길 권한다. 나만 해도 사회생활 경험이 있다 보니 친구들이 주로 차장이나 부장급이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미희 경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매 순간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때 쌓은 경험이 큰 힘이 된다.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거라면 말리고 싶다. 취업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둬도 되지만 창업은 일단 시작하면 그만둘 수 없다.
튜터링은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김미희 지금은 성인을 대상으로 영어와 중국어 회화를 제공하지만 앞으로는 교과목과 타깃을 늘려 영역을 확장하고 싶다. 자신에게 맞는 튜터와 커리큘럼을 찾아갈 수 있도록 교육 접근성의 장벽을 낮추고 문제가 되고 있는 높은 사교육 비용을 낮추는 데 일조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1퍼센트만 누렸던 고급 사교육을 99퍼센트가 누릴 수 있는 글로벌 No.1 온디맨드(On Demand) 모바일 러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