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가 정의하는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다. 최고급 코스 요리를 매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가성비’ 좋은 맛집은 누구에게든 매력적인 법. “오늘 점심 뭐 먹지?” 한참 고민하다가 올해 새롭게 선정된 빕 구르망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격도 맛도 합격인 한 끼를 카메라에 담았다.

광화문 국밥

미쉐린 빕구르망 광화문국밥

돼지국밥은 뼈를 넣고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고기와 밥을 말아 먹는 부산의 대표 음식. 박찬일 셰프의 광화문 국밥에서는 그가 서울식으로 재해석한 돼지국밥을 맛볼 수 있다. 맑은 국물에 흑돼지 살코기를 듬뿍 넣고 파와 부추를 올린 후 소금으로 살짝 간한 것. 마늘과 생강 등 각종 재료를 넣고 푹 끓여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너무 뜨겁지 않도록 국의 온도를 85도로 유지하고, 음식이 나갈 때 갓 지은 밥을 바로 담아내는 배려를 아끼지 않는 곳이다.

주소 중구 세종대로 21길 53
가격 돼지국밥 8천5백원
문의 02-738-5688

산동교자관

미쉐린 빕구르망 산동교자관

신사동 골목에 2009년부터 자리 잡고 있는 산동교자관은 테이블이 4개뿐인 단출한 중식당이지만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화교 출신 단병호 셰프가 35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담은 음식이 있는 곳. 매일 아침 70~80인분의 만두를 손수 빚는데, 중국 부추의 일종인 호부추를 사용해 향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가지와 새우, 브로콜리 등 각종 채소에 ‘XO 소스’를 넣은 ‘XO 가지 새우’도 인기가 많다. 곧 시즌 메뉴인 부추 잡채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주소 강남구 압구정로 214
가격 찐만두 7천원, XO 가지 새우 4만원
문의 02-514-2608

교양식사

미쉐린 빕구르망 교양식사

교양식사의 상호는 한자 표기에 양 양(羊) 자를 사용한다. 이름 그대로, 교양 있게 양고기를 맛보고 배우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레스토랑. 냉동하지 않은 생후 10개월 미만의 양고기를 호주에서 직수입하는데, 잡내가 거의 없어 소고기나 돼지고기에만 익숙한 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삿포로 방식을 따라 작은 화로에 바로 구워주며, 갈빗살과 가슴살, 등심 세 가지 부위 중 선택 가능하다. 닭 육수에 향신료를 첨가해 만든 따뜻한 ‘스프 카레’도 곁들여 먹어보길.

주소 용산구 이태원로 238
가격 양갈비 2만8천원, 스프 카레 1만2천원
문의 02-795-4040

오레노 라멘

미쉐린 빕구르망 오레노라멘

일본에서 10여 년간 경력을 쌓은 신동우 셰프는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면 요리를 고민하다 라멘을 택했다. 그의 라멘집, 오레노 라멘은 라멘 한 그릇에 담긴 모든 재료에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육수의 종류에 맞는 면을 직접 개발해 만드는 것은 기본. 닭을 통째로 넣어 육수를 우리고, 수비드 기법을 사용해 부드럽고 촉촉한 닭가슴살을 토핑으로 올리는 영상 속 메뉴 ‘토리파이탄’도 첫 입을 먹는 순간 셰프의 집착에 가까운 정성에 감동하게 된다. 간장으로 맛을 낸 ‘쇼유 라멘’도 추천 메뉴다.

주소 종로구 율곡로 49-4 (인사점)
가격 토리파이탄 8천원, 쇼유 라멘 8천원
문의 02-722-3539

봉산옥

미쉐린 빕구르망 봉산옥

봉산옥을 찾아와 ‘봉산 만둣국’을 맛본 손님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것 같다.” 실제로 봉산옥의 윤영숙 대표는 황해도 사리원 출신 시어머니에게 전수 받은 요리법을 그대로 따른다. 명절에 식구들과 해 먹듯, 차돌양지를 12시간 동안 끓여 국물을 내고 고기는 잘게 찢어 고명으로 올린다. 절인 배추와 두부, 숙주를 넣어 만든 만두는 자극적이지 않은 삼삼한 맛으로 향수를 자극한다. 육전과 소고기 완자, 녹두 빈대떡 등 이북식 메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초구 반포대로 8길 5-6
가격 봉산 만둣국 1만원
문의 02-525-2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