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일 ♥ 손지민
행동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남의 시선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유쾌한 남자와 관심사가 생기면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추진력 강한 여자가 만나 3년에 걸친 연애 후 결혼한 지 3년 차. 두 사람 모두 저시력 시각장애인으로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연구와 권익 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다.
SCHEDULE 14박 15일
DAY 1 시애틀 도착 후 시애틀 관광
DAY 2 시애틀 관광 후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로 이동해 1차 오로라 관람 시도
DAY 3 알래스카 체나강(Chena River) 주변 눈밭 및 시티 투어. 2차 오로라 관람 시도
DAY 4 얼음낚시 및 실버 걸치 브루어리(Silver Gulch Brewery) 방문
DAY 5 산타클로스 마을 및 알래스카 남동부 밸디즈(Valdez) 방문
DAY 6 개썰매, 노천 온천 지역의 체나핫스프링스 방문. 3차 오로라 관람 시도
DAY 7 데날리 국립공원(Denali National Park) 과 주변 관광 및 눈길 트레킹
DAY 8 UAF 뮤지엄과 툰드라 관람 및 주변 관광
DAY 9 페어뱅크스와 앵커리지 간 설원 열차 탑승(12시간 소요)
DAY 10 앵커리지 관광 후 자정에 하와이로 이동
DAY 11 LA 를 경유해 하와이 도착
DAY 12~14 하와이와 주변 섬 관광과 쇼핑
DAY 15 인천공항 도착
예산 약 1천9백20만원.
항공료 약 3백40만원.
현지 교통 및, 숙박, 식사, 가이드 비용 등 모두 포함 약 6백80만원.
식비 및 쇼핑 9백만원.
특별한 허니문을 기획한 이유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인 허니문 기간에 오로라를 볼 수 있다면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준비했다. 둘 다 시력이 좋지 않아 지금보다 시력이 더 나빠질 위험성을 안고 살고 있다. 우리의 건강과 시력이 가장 좋은 시절에 가장 좋은 것을 보고 즐기고 싶었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것 여행사를 통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행 중 생길 수 있는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해 스케줄을 꼼꼼히 체크했다. 특히 자유 시간에는 우리가 시력이 좋지 않아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 수 있으니 여행사, 가이드들과 많은 대화를 했고, 현지에 거주하는 개인 가이드도 섭외했다. 이 과정에서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 또 장애인 안내 서비스가 가능한 항공사를 찾고 연결편과 환승 위치 등을 조사하는 데도 한 달이 소요됐다. 나중에 보니 여행사나 가이드에게 받은 여행 비용과 항공편 견적이 40여 개였다.
가장 좋았던 순간 페어뱅크스에서의 첫날 아침에 환일 혹은 무리해(Sundog)라고 불리는 독특한 대기 현상을 목격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태양 주변에 무지개가 뜨는데 좌우로 시작점의 빛이 강해서 마치 태양이 3개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무리해가 보통 한쪽은 자주 보이는데 양쪽으로 뜨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하더라. 앵커리지로 떠나는 기차 안에서 첫날 본 것과 똑같은 무리해를 보았다. 무엇보다 오로라를 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구름이 없는 날, 날마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야심한 밤에 세 번 정도 오로라를 찾아 움직였다. 한두 차례는 강한 빛이 아니기 때문에 시력이 나쁜 우리 부부가 감동하기엔 부족했다. 오로라는 처음 나타날 때가 가장 밝기 때문에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오로라를 보고 바깥으로 나가면 가장 밝고 강한 첫 순간을 놓치게 된다. 영하 30℃의 날씨에 2시간 동안 야외에 서서 기다렸던 마지막 날 매우 밝은 오로라가 나타났다. 아내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거대한 감동이 밀려왔다고 했다.
의외의 난관 핫팩도 힘을 못 쓰는 강추위. 휴대폰 보조 배터리가 모두 맥을 못 추고, 맨손으로 자동차 문을 열면 손가락이 붙을 수 있어 늘 조심해야 하는 추위. 가장 아찔한 건 영하 50℃ 가까운 날씨에 상의 탈의를 경험했다는 것! 또 다른 난관은 통신이 다. 알래스카 지역은 기본적으로 다운타운을 벗어나면 통신이 안되는 경우가 많고 LTE는 꿈도 못 꾼다. 유심(USIM)이 먹통이 돼 고생 좀 했다.
만족도(1백 점 만점) 2백 점. 2020년에 다시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예비 허니무너를 위한 조언 준비할 때 전화로만 상담하면 기록이 남지 않아 나중에 상담한 내용을 다시 찾을 수 없다. 현지 가이드, 여행사 상담원, 웨딩업체 등 부부가 같이 공유해야 할 정보가 있는 경우에는 메신저 톡방을 만들어 내용을 공유하고, 다시 확인해야 할 내용은 톡 게시판에 올려놓으면 나중에 찾기 수월하다. 각종 견적서도 이메일로 받아 그때그때 게시판에 올려놓고. 비용에 관한 부분은 구글드라이브의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해 링크로 공유하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으니 서로 비용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커플에게 추천 오로라가 평생의 로망이고 혹독한 추위를 즐길 수 있다면 지금 바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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