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세유 구 항구에 정박 중인 요트 녹틸리오 1930(Noctilio 1930)가 바다의 잔잔한 움직임에 따라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 역사적인 요트는 항구의 1번 부두에 자리한 생장 요새(Fort Saint Jean) 바로 옆에 닻을 내렸다. 녹틸리오 1930은 긴 항해를 끝내고 이제 바닷가의 바(bar)로 모습을 바꿨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시원한 음료 한 잔을 손에 들고 갑판에 올라 구 도심과 항구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지금 마르세유는 20여년 전 쇠락해가던 항구도시와는 완전히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때만 해도 많은 여행자가 이 도시를 꺼렸지만, 지금은 새로운 건축물을 비롯해 다양한 컨셉트 스토어와 갤러리, 미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들어선 활기찬 도시가 되었다. 스릴러 작가 장 클로드 이초(Jean-Claude Izzo)는 1990년대에 집필한 자신의 유명한 3부작 소설을 통해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이 도시의 어두운 면모를 인상 깊게 그려낸 바 있다. 하지만 노먼 포스터, 루디 리치오티, 자하 하디드 같은 유명 건축가들이 이 도시에 아름다운 건축물을 연달아 지으면서 비유(Vieux) 항구와 졸리에트 지구 사이 지역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했다. 2013년 유럽의 문화 수도로 지정되면서 이 ‘빛의 도시’는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그리고 지금도 나날이 아름다워지고 있다. 도시 곳곳의 낡은 구역이 정비되고 새로운 호텔과 아파트뿐 아니라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 같은 고층 빌딩도 도시에 생기를 더한다. 외관을프랑스 국기 색인 파랑, 하양, 빨강으로 꾸민 이 고층 빌딩은 마르세유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다.
건축가 루디 리치오티는 바닷가 바로 옆에 뮤셈(MuCEM) 박물관을 지으며 자신의 고향에 멋진 건축물을 선물했다. 햇살과 바람을 맞이하는 전면부의 날렵한 콘크리트 장식물은 박물관 지붕의 경사로와 바로 이어진다. 또한 생장 요새와 박물관 지붕을 잇는 연결 다리가 대담하게 설치되어 있다. 일본 건축가 구마 겐고(Kengo Kuma)는 프랑스 지역 자치단체 현대미술 컬렉션 운용 기관(FRAC)을 위한 아트센터를 디자인했는데 이는 프로방스와 알프스, 코트다쥐르를 잇는 지역의 수준 높은 건축물이 되었다. 신생 갤러리의 대표인 니콜라 베디고 파바렐(Nicolas Veidig-Favarel)은 다채로운 색채를 활용한 작품을 전시하는 파리지엔인 카롤린 드네르보(Caroline Denervaud) 같은 프랑스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더블 브이(Galerie Double V)를 운영 중이다. 스튜디오 미카엘 코스카(Studio Mickael Koska)에 가면 유리, 철, 목재 또는 자연석으로 만든 아름다운 조명과 가구 컬렉션을 볼 수 있다. 마르세유에서 나고 자란 이 32세의 재능있는 디자이너는 지난 4월 새로운 쇼룸을 오픈했는데, 그는 자신의 작품을 마르 세유와 파리의 멋진 부티크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판매하고 있다(www.mickaelkoska.com). 제랄드 모로(Gérald Moreau) 쇼룸에 가면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나 장 프루베(Jean Prouvé) 같은 전설적인 디자이너들의 모던한 가구뿐 아니라 르 코르뷔지에의 사촌 동생이자 그와 인도 찬디가르의 도시 디자인을 함께 한 피에르 잔느레(Pierre Jeanneret)의 가구도 놓여 있다. 1952년에 빛의 도시 마르세유에 건설한 르 코르뷔지에의 유니테 다비타시옹(Unite d’Habition)도 도시를 더욱 빛나게 한다. 모더니즘 주택 건축의 대표적인 예이자 그의 가장 파격적인 아이디어의 결과물인 이곳은 일종의 수직 도시처럼 만들어졌다. 이 안에는 3백37개의 주거 공간과 르 코르뷔지에 호텔,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다. 마르세유 해안가와 평화로운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유니테 다비타시옹의 지붕은 디자이너 오라 이토(Ora Ito)가 리노베이션을 맡았다. 오라 이토는 유니테 다비타시옹 테라쓰에 아트센터 마모(Mamo)를 디자인 했고 덕분에 하늘 가까운 곳에서 예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MUCEM
주소 7 promenade Robert Laffont (esplanade du J4) 13002 Marseille, France
문의 +33 4 84 35 13 13
웹사이트 www.mucem.org
FONDATION CARMIGNAC
주소 Île de Porquerolles, La Courtade, 83400 Hyères
문의 +33 4 65 65 25 50
웹사이트 www.fondationcarmignac.com
UNITE D’HABITATION
주소 280 Boulevard Michelet, 13008 Marseille, France
VILLA NOAILLES
프랑스 남부 이에르 지방의 빌라 노아이유(Villa Noailles)는 로베르 말레 스티븐스(Robert Mallet- Stevens)가 1930년대 초에 건축한 집인데, 디자인, 패션, 사진 관련 전시회를 열고 있다. 바로 인근에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포르케롤(Porquerolles)섬으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다. 섬에는 새로 개관한 카르미냑 재단 박물관(Fondation Carmignac)이 있는데 드넓은 부속 정원에 배치된 다른 작품들과 함께 브루스 나우먼(Bruce Nauman)이나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엘름그렌 & 드래그셋(Elmgreen & Dragset)의 놀라운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fondation-carmignac.com).
주소 Montée de Noailles, 83400 Hyères, France
문의 +33 4 98 08 01 98/97
웹사이트 www.villanoailles-hyeres.com
UNITE D’HABITATION
주소 280 Boulevard Michelet, 13008 Marseille, France
FRAC
주소 20 Boulevard de Dunkerque, 13002 Marseille, France
문의 +33 4 91 91 27 55
웹사이트 www.fracpaca.org
GALERIE DOUBLE V
주소 28 Rue Saint-Jacques, 13006 Marseille, France
문의 +33 6 65 10 25 04
웹사이트 www.double-v-gallery.com
STUDIO MICKAEL KOSKA
문의 +33 6 88 21 61 96
웹사이트 www.mickaelkosk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