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국내 기업 2백4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의 영향과 산업 혁신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한 기업의 55.9%가 코로나19로 손실을 보았다고 답한 반면 전체 기업의 5.4%, 대기업의 7.1%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오히려 이득을 얻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주체의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은 사회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된 2020년 2분기 이후 1년이 지난 2021년 2분기, 소득 계층 하위 20%의 소득은 전년 대비 6.3% 감소한 반면, 상위 20%의 소득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상위 20%의 임대 소득, 금융 소득 등을 포함한 재산소득이 같은 기간에 127.7% 늘어나며 다른 소득 계층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고용 부문에서는 2020년 1분기 이후 최근까지 상시근로직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꾸준히 증가한 것과 달리 임시직·일용직 취업자 수는 2020년 이후 최소 5분기 이상 감소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의 영향이 저소득층에서 더욱 크게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2년간의 적극적인 방역 대책과 재정 지원책 등으로 국내 경제는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일부 지표는 향후 경제 불평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 암시하고 있다. 소득 계층별 생활 형편 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에서 월 소득이 5백만원 이상인 계층은 2020년 11월 이후 줄곧 앞으로 생활 형편이 현재보다 개선될 것이라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월 소득 4백만원 이하 계층에서는 최근까지도 앞으로 생활 형편이 현재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은 결코 일부에게만 문제 되는 사안이 아니다. 청년층을 예로 들면 현재 청년 체감 실업률이 25%에 육박하는 가운데 신규 채용 감소,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미래를 낙관하기 더욱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혼 청년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니트족(NEET) 수는 2020년 43만6천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청년층의 4.9% 규모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이처럼 미래 주요 노동력인 청년층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 부모 세대 부담 가중과 각종 사회적 비용이 유발되는 건 물론이고 인적자원 손실로도 연결된다. 이는 국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즉, 모두의 지속적인 번영을 위협한다.
코로나19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는 동안 여러 차례 사회적 거리두기로 단절을 겪은 우리가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서로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더욱 선명하게 느끼고 기억해야 한다. 함께 성장하는 것이 결국 내가 성장하는 길이라는 것,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중요한 교훈일 것이다.
‘오늘, 당신을 가장 사로잡고 있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새해를 앞두고 마리끌레르가 각계 전문가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