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며 우리 일상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다. 온라인 물품 구매 급증, 음식 배달 앱 활성화, 키오스크 설치 확대 등이 이뤄지며 디지털 소외에 놓인 사람은 비대면 기기와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더 나아가 부득이하게 대면 접촉 수단을 이용하면서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고령층은 일반 국민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볼 경우 고령층은 68.6%에 불과하다(2020년 기준).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접근, 역량, 활용의 세 가지 하위개념으로 구성되는데, 노인의 디지털 정보화 접근 수준은 국민 평균 대비 92.8%로 차이가 작은 데 반해 역량 수준과 활용 수준은 각각 53.7%와 71.4%에 불과하다. 기기의 보유와 인터넷 사용 가능 여부는 비슷하지만, 기기 이용 능력과 인터넷의 양적, 질적 활용 정도는 낮은 셈이다.
한편 OECD가 2019년 발간한 <디지털 전환 측정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성인(16~74세) 인터넷 이용자 비율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높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디지털 강국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도 정보화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인식해 1990년대부터 단계적으로 정보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 기술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국민이나 세대 간 정보 격차를 유발한다. 우리나라 청년 세대(16~25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OECD 주요국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데 반해 고령 세대(55~65세)는 최하위권에 속해 세대 간 디지털 정보 격차가 크다.
우리나라의 세대 간 디지털 정보화 격차가 큰 이유는 세대 간 경제 격차, 교육 격차와 관련이 있다. 고령층(66세 이상)의 빈곤율은 43.8%로 OECD 평균 14.2%보다 3배 이상 높다. 고령층이 최신 디지털 기기를 구매하고 이용하는 데 경제적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20년 노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층(65세 이상) 중 65.6%의 학력이 중학교 졸업 이하다. 따라서 생애 주기상 고령층이라는 특성과 더불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정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노인의 교육률과 빈곤율, 디지털 정보 접근율의 상관관계를 면밀히 읽어내는 것만이 디지털 격차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