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 작가
“유리는 빛을 통과시키는 소재라는 점에서 더없이 매력적이죠.
투명한 유리부터 불투명한 유리까지, 작가의 기술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어요.
재료로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있죠.
1200℃의 뜨거운 용해로 안에서 말랑말랑하게 녹아 있는 붉은 주황빛을 볼 때
마음이 편안해지고, 왠지 모를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그 빛이 참 영롱하고 찬란해요.
작품이 완성돼가는 과정에서 오로지 작가만이 볼 수 있는 빛이죠.”
양유완 작가
“빛이 유리를 투과하며 만드는,
특유의 아른거리는 그림자가 기성 유리 제품과는 다른 느낌을 줘요.
작업 과정에서 작가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그 물결이 달라지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유리 안의 기포를 불량으로 보기도 하지만
저는 작품에 기포를 다양하게 넣어요.
저마다 모양이 다른 기포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묘해요.
작업한 날의 공기가 유리 안에 그대로 갇혀 있는 거니까.
‘아, 이날 이런 작업을 했지’ 하고 회상하게 돼요.”
김은주 작가
“유리에서 빛만큼이나 색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에요.
유리는 색 배열이나 조합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거든요.
단지 그냥 색이 아니라 빛과 만남으로써 만들어지는 신비하고 초월적인 느낌이 있어요.
하루에도 빛에 따라 시시각각 표정을 달리하니 생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깊은 밤 조명 아래에서는 또 달라요.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유리가 충격에 취약한 물성을 갖게 된 이유가
빛과 색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박선민 작가
“다양한 유리 작업을 하던 중 폐유리병을 리사이클링하는
‘리보틀(Re:bottle)’ 프로젝트를 병행하게 됐습니다.
폐유리병을 절단하고 이후 수차례 연마 작업과 추가 공정을 거듭해 작품을 완성해요.
조형적으로 아름다워 보일 수 있도록 각 유리의 조합과 균형에 공을 들이고,
유리가 지닌 곡선과 표면의 질감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소재 특성상 기법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것이 유리 작업의 가장 큰 즐거움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