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새해를 맞으며 운동을 열심히 해서 건강을 챙기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하지만 연초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코로나 중에는 헬스장이 운영을 안 한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다시 새해가 돌아오겠네요. 제 의지박약이야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한 해가 가버릴 줄이야. 꾸준히 운동을 하고 싶은데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모두가 비슷한 마음으로 새해의 다짐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헬스장의 성수기는 아마도 1월-2월이 아닐까요?
매년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면 문진표에 이런 질문이 있고, 그때마다 양심에 찔려 하며 답을 재빨리 적곤 하죠.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하십니까?” 출퇴근길에 겨우 5분 정도 걷는 비루한 운동량이지만, 일주일에 1-2회 정도라고 동그라미를 치며, 이 질문에 자신 있게 일주일 5회 이상이라고 체크하는 사람들은 어떤 부류일지 너무 궁금했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숨쉬기 운동만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운동이란 게 땀이 꼭 나야 하는 걸까, 꼭 운동을 해야 하는 걸까 싶다가도 점점 체력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를 달고 살게 되니 건강은 건 몸 상태가 좋을 때 챙겨야 한다던 선배들의 말, 살기 위해 운동한다던 언니들의 말이 점점 공감이 되긴 해요. 골프를 치며 야외에서 운동하니 기분이 좋다는 친구들의 말, 산에 오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주말 새벽마다 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친구들을 아직 100퍼센트 이해하진 못했지만요. 마음먹고, 장비 챙기고, 날 잡아 하는 운동을 하기에 우리의 의지는 부스러질 듯 약하니 일단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으로 땀을 한번 내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밖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에요. 의지박약자들에게는 집에 있다가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하러 나가는 것만 해도 너무 큰 모험이니까요. 쿠션이 좋은 운동화를 신는 것만으로 운동의 준비를 마칠 수 있으니까 출퇴근 시간이나 볼일 보러 나가는 시간을 활용해 최대한 밖에서 움직이는 시간을 만들어 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한 정거장 정도 먼저 내려 15분 정도 추가로 걷는 시간을 확보해 봅니다. 15분 정도만 빠른 속도로 걸어도,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확 돌면서 몸이 더워지더라고요. 빠르게 걷기만 루틴으로 만들어도 운동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답니다. 조금 더 심화된 운동을 할 준비가 되었다면, 그 유명한 홈트에도 도전해 봅니다. 나만의 루틴을 만들 때까지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고민 될 테니 유튜브 영상을 보며 함께 하는 걸 추천해요. 저는 요즘 유튜버 ‘빅씨’님의 영상을 보며 운동하고 있는데, 같은 영상을 보는 사람들끼리 서로 응원해가며 운동을 하고 있어서 새로운 영상 올라오는 시간을 기다리는 게 아주 즐거워요. 운동을 친구로 만들기엔 넘어야 할 핑계가 백만 가지이지만, 우리 건강한 삶을 위해 힘내보아요.
친구란 무엇인가 생각을 자주 하는 요즘이에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거쳐 결혼을 하고, 이제 친구들이 먼저 아이를 낳고 나니 연락하기도 어렵고, 그만큼 거리감도 느껴지네요. 코로나 때문에 더더욱 만날 기회도 줄어들어서 이렇게 쭉 각자의 삶을 살다 보면 옛날처럼 즐겁게 만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마치 친구들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서운하기까지 해요.
질문을 보고 한참을 멍하니 제 친구들을 생각해 봤어요. 저도 오래 못 만난 제 어릴 때 친구들이 보고 싶어요. 친구들과 매주 몰려 다니고 맛있는 거 찾아다니며 놀 때는 그게 당연한 것인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살면서 각자 생활의 교집합이 조금씩 달라지다 보니 예전만큼 자주 만날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도 달라지더라고요. 친구들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 역시 너무 알 것 같아 저도 서운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키우다 보면 서로 노력을 해도 예전처럼 자주 만나고, 시시콜콜 모든 것을 공유하는 친구 관계는 어렵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꼭 어릴 때 친구, 학교 다닐 때 친구만 친구인가요 뭐. 사회생활 하면서도 친구를 만들 수 있고, 취미 생활하면서도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더라고요. 삶이 변화하는 것처럼 나의 인간관계도 물 흐르듯 변하도록 지켜봐 주세요. 어릴 때 만난 단짝 친구만큼은 아니더라도, 매일 일상에서 함께하며, 시시콜콜 작은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 보석 같은 친구를 발견했을 때, 먼저 다가갈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한자리를 비워 두는 건 어떨까요.
주변 어른들을 보면, 몇십 년 만에 열린 동창회에서 옛 친구들을 만나고, 지나간 세월이 무색하게 옛날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즐거워하시더군요. 재회한 친구들끼리 오래, 자주 만나기도 하고요. 아마 바쁘고 고단해서 서로를 챙길 여유가 없었던 시절을 지나 이제 자신의 삶을 다시 되돌아볼 여유가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다시 만나 더 반가운 것 아닐까요? 지금 당장은 서운하고 혼자 남은 것 같아 외롭겠지만, 언젠가 비슷한 기분을 느꼈을 (또는 느낄!) 친구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친구는 그런 거 아니겠어요? 한참 떨어져 있다 만나도 계속 옆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사이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