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나잇 인 소호(Last Night in Soho)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런던 소호로 온 ‘엘리(토마신 맥켄지)’는
매일 밤 꿈에서 과거 1960년대 소호의 매혹적인 가수 ‘샌디(안야 테일러)’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매료된다.
‘엘리’는 ‘샌디’에게 화려한 삶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꿈은 점점 악몽이 되어가고
‘샌디’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샌디’를 죽인 범인은 ‘엘리’의 시간 속에 살고 있다. 12월 1일 개봉.

4139_D047_00070_RC
Anya Taylor-Joy stars as Sandie and Matt Smith as Jack in Edgar Wright’s LAST NIGHT IN SOHO, a Focus Features release.
Credit: Parisa Taghizadeh / © 2021 Focus Features, LLC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라스트 나잇 인 소호>가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었죠. 코로나 시대에 영화를 극장에서 본 기분이 어땠나요?
놀랍도록 특별했습니다. 2년 여간 레드카페트를 밟을 수도,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도 없었어요. 베니스에서 영화를 볼 때 마치 꿈 같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공개된 영화가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영화 속에서 1960년대 패션을 선보이기도 하죠. 의상이 연기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물론이죠.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촬영을 마치고 바로 들어간 <퀸스 갬빗>도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해요. 실제의 저는 <퀸스 갬빗>의에서 베스가 선보인 패션 스타일에 가깝죠. ‘샌디’는 저와 좀 달라요. 하지만 좌중을 압도하는 샌디를 연기하는 일이 즐거웠어요. 사람들을 압도하는 에너지가 있죠.

촬영에 들어가기 전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1960년대 소호를 엿볼 수 있는 많은 정보와 그 시대의 음악 자료를 줬다고 들었어요.
그 중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추천한 숀 레비의 <레디 스테디 고(Ready,Steady, GO!) >라는 책이 당시 소호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실제 촬영도 런던 소호에서 이뤄졌죠. 소호는 저에게 굉장히 익숙한 곳이에요. 캐스팅 에이전시가 많아 자주 갔죠. 소호를 걸어가는데 마치 1960년대 런던이 펼쳐지는 것 같았어요.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어요. 특히 밤 촬영이 좋았어요. 골목길에서 촬영을 했는데 촬영 때문에 그렇게 좁은 길을 헤매다 보면 마치 시크릿 스파이가 된 것만 같았죠.

그 중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토마신 맥켄지와 맷 스미스와 함께 춤을 춘 거 장면이요. 1960년대 시퀀스의 첫 장면인데 매우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기술적인 면도 흥미로웠어요. 함께 촬영을 하다가도 어느 특정 장면에 등장하지 않는 사람은 정확한 타이밍에 카메라 뒤로 뛰어가야 했어요. 그렇게 카메라 프레임을 벗어나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어요. 두 배우로부터 많을 것을 배우기도 했어요. 심야 촬영이 많았지만 두 배우들과함께 한 덕에 수월했고요.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감독님의 영화와 음악을 매우 좋아해요. 감독님과 함께 하는 현장에서는 영감을 얻지 않을 수 없죠. 그 텐션을 자연스레 따라가게 돼요. 뭐랄까, 제가 굉장히 신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열정이 현장의 모든 이들에게 전염되는 것 같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영화 현장을 꿈꿨죠.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라스트 나잇 인 소호>에서도 음악은 시간과 장소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예요. 1960년대에 대한 ‘엘리’의 집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하죠. 그리고 어두운 요소들이 덧대어져 있기도 해요.

극 중 노래를 부르기도 했죠. 
맷 스미스가 그 현장에 있었어요. 존경하는 분들 앞에서 노래한다는 게 무척 떨렸죠. 맷의 따듯한 격려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죠. 음악 감독인 스티븐 프라이스과의 작업도 즐거웠어요.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물론이고 영화 내용 전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았어요.

당신이 연기한 샌디는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슴 아픈 인물이에요.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해 무엇이든 하려고 하죠. 저 역시 배우가 꿈이었기에 이 세계가 얼마나 힘든 곳인지 잘 알아요. 샌디는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누군가를 믿죠.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고 그로 인해 불행을 맞이해요. 꿈이 너무 간절했기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라스트 나잇 인 소호>에는 이야기나눌 만한 많은 주제가 담겨 있어요. 유쾌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재미있는 영화임은 확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