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노라 존스(Norah Jones)가 크리스마스 앨범 <I Dream of Christmas>를 공개했다. 2002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크리스마스 앨범인 만큼 전세계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으로 집에서 소박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이번 앨범을 구상했다. 힘들었던 한 해를 떠나보내고, 안락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선물이 되어줄 앨범이다.
지난 10월 새 앨범 <I Dream Of Christmas>를 발매했습니다. 이 앨범을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나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코로나19로 힘든 일상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이런 시기에 제 자신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이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앨범에 담긴 노래가 모두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라요.
이번 음반은 노라 존스의 첫 크리스마스 앨범입니다. 이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I Dream Of Christmas>는 팬데믹 상황이 지속된 지 1년정도 되었을 무렵 나온 앨범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 상황에서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의 ‘Funky Christmas’와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Christmas Album’을 들었는데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그때 나만의 크리스마스 앨범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던 것 같아요. 제겐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기다릴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어요. 답답한 일상 가운데 작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창의적인 일을 도모해야 할 때였죠. 그런 점에서 이번 크리스마스 앨범은 적기에 선보인 완벽한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해요.
앨범 수록곡은 물론이며, 뮤직비디오 역시 화려한 홀리데이 무드보다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연말에 어울리는 차분하고 포근한 분위기의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합니다. 구상하는 단계에서 어떤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나요? 멋지고 클래식한 크리스마스 곡들은 충분히 넘쳐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부르고 싶은 곡들로 앨범을 구성했어요. 무엇보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브라이언 블레이드(Brian Blade), 토니 쉐어(Tony Shea)와 앨범을 만들 수 있어 기뻤죠. 레온 미셸(Leon Michels)은 정말 훌륭한 프로듀서였어요. 크리스마스 음악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더 편안한 느낌을 받게 되는 거 같고요.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레온과 각자의 크리스마스 플레이리스트를 주고받으며 좋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중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Sugar Rum Cherry’를 작업에 영향을 준 곡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13곡의 수록곡 중 6곡이 자작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재미있게 작업했던 곡 하나를 꼽자면 무엇일까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Christmas Calling(Jolly Jones)’입니다. 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함께 사랑하는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어요. 곡 후반부에는 활기찬 파티의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죠. 이 앨범 전체의 콘셉트를 드러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곡입니다.
그동안 재즈를 포함해 컨트리,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왔죠. 이번 캐럴 앨범에서 새롭게 고민한 톤이나, 표현법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재즈와 관련된 경험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장르에 국한된 보컬리스트로 분류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어 노래하는 사람이 되길 원해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장르를 만나는 데 두려움이 없었죠. 노래를 계속할 수 있고, 진실되게 가사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와 함께 연말을 맞이하게 되었는데요. 올해엔 어떤 크리스마스를 꿈꾸고 있나요? 작년에는 가족들과 조용한 크리스마스를 보냈어요. 여전히 코로나19와 함께 하고 있는 올해도 비슷할 것 같네요. 지금껏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여러가지 무대를 준비하며 떠들썩하게 보내왔는데, 이제는 보다 차분하고 아늑하게 보내려 합니다. 제게 크리스마스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마법과 같은 시간이에요. 항상 무언가를 기대하게 만들어주죠. 그러니 핸드폰은 잠시 꺼두고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걸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 해요.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이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하니 놀랍네요! 앨범을 만들며 좋은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었고, 엄청난 성공도 거두며 살아온 것 같아요. 데뷔 후의 시간이 제 인생 전체를 바꾸어 놓았어요. 내년에는 투어를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투어를 안 한 지 너무 오래됐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