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술집 스페이스 딤

(왼쪽부터) 임민수, 이도현

스페이스 딤

이도현 · 임민수

주소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14길 37
문의 @space_dim

 

딤(Dim) 임민수 ‘스페이스 딤’은 클래식한 바와 사뭇 다른 분위기의 이색적인 공간에서 술을 마시며 전시와 팝업 이벤트 등 여러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외벽을 비롯한 곳곳을 꾸밀 때 반투명한 합성 플라스틱을 활용한 점에 착안해 ‘흐릿한’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딤(dim)’을 상호로 선택했다. 이도현 반투명한 소재를 통해 어떤 대상을 보면 형태를 명확히 알 수 없다. 이처럼 스페이스 딤의 성격에도 경계를 두지 않으려고 했다. ‘무엇이든 포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도 상호에 담겨 있는 셈이다.

영감을 주는 공간 임민수 각자 본업을 갖고 있는 지인 셋이 모여 스페이스 딤을 기획했고, 지난해 가을에 문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외식업의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오히려 이 시기에 평범하지 않은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푸른 조명, 메탈릭한 소재 등 우리가 좋아하는 요소로 채운 공간이 손님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질지 궁금했다. 이도현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 결과 일상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고 했다. 임민수 좋은 공간을 찾아가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처럼 스페이스 딤을 찾은 손님들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을 마련했다.

 

흔치 않은 술 임민수 와인, 맥주, 테킬라와 진 등 다양한 술을 구비하되 다른 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건 되도록 배제한다. 또 우리가 즐겨 마시는 술과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술을 함께 선보이려고 한다. 예를 들어 딸기를 넣어 만든 프루리나 복숭아 맛이 나는 린데만스는 누구나 맛보기 좋은 반면, 온더록스로 마셔야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드라이 플라이 배럴 에이지드 진은 우리가 먼저 손님에게 권한다. 치즈 플레이트 등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 마실 수 있다.

다양한 공간 경험 이도현 스페이스 딤에서 지인끼리 모임을 하는 등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우리가 와인 코스를 구성해 순서대로 제공하기도 한다. “인테리어부터 술까지,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던 한 손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임민수 예전에 나이가 지긋한 동네 주민들이 찾아와 즐겁게 머무르다 가신 적이 있다. 독특한 인테리어 때문에 쉽게 발을 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모습을 본 후 걱정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도현 우리의 취향을 한껏 반영한 공간을 만들었으니, 손님에 따라 알맞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다음 단계일 것이다.

 

한남동 술집 스페이스 딤

나누고 싶은 이야기 임민수 우리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찾아왔을 때 보다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스페이스 딤의 존재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더 나아가 공간을 함께 즐기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다. 이도현 우리와 결이 다른 손님이라면 술을 건네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각자의 삶에 대해 털어놓으며 서로에게 점차 녹아들다 보면 결국 공간은 배경이 되고 사람이 전면으로 나서게 된다. 그 우연적인 순간들을 좋아한다.

마음 가는 대로 이도현 와인 바나 전시 공간은 고상하게 즐겨야 한다는 암묵적인 ‘국룰’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스페이스 딤에서는 와인을 병째로 벌컥벌컥 마시는 등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도 괜찮다. 각자의 방식을 따라 마음껏 공간을 만끽하면 좋겠다.

푸른빛 등대처럼 임민수 스페이스 딤을 향해 걸어오다 보면 멀리서부터 이곳의 푸른빛이 보이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푸른빛 등대 같다. 시선이 끌릴 수밖에 없는 공간인 만큼, 스페이스 딤에서 마시는 술 또한 특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분 내고 싶은 날에 언제든지 마음 편히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