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스타성’
이번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곽윤기가 얻은
또 하나의 별명입니다.
파격적인 핑크 머리스타일을 하고
한국 선수단의 기수로 등장한
동계스포츠 맏형인 곽윤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
시원시원한 입담과
뜻밖의 ‘입덕’ 포인트로
베이징올림픽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1989년생인 곽윤기는 베이징까지
세 번의 올림픽에 참가했습니다.
2010 밴쿠버올림픽을 시작으로
평창을 거쳐 베이징까지 온 맏형이죠.
그 덕분에 대표팀 막내즈들과
조카뻘 나이 차이를 자랑합니다.
쇼트트랙 종목 막내인 2000년생 이준서에게는
‘삼촌’이라고 불리고 있죠.
그에게도 파릇파릇한 시절이 있었으니,
밴쿠버올림픽에서 계주 은메달을 딴 후
시상식 단상에 올라 당시 최고의 인기곡이었던
‘아브라카다브라’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고,
전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을
즐기는 모습이 여전히
많은 이들의 기억에 선명합니다.
이후 함께 운동을 했던 동료들이
하나 둘 링크를 떠나기도 했지만,
곽윤기는 변함없는 실력으로
국가대표 자리를 지킵니다.
쇼트트랙 강국이라는 수식어로 인해
더욱 큰 관심이 쏠리고
더욱 치열해진 경쟁이 펼쳐진 링크 위에서
곽윤기는 쇼트트랙을 더욱
친근하게 알리는 역할도 했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
쇼트트랙 세계를 편안하게 알리는가 하면,
인간적인 매력도 보여주며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 4년마다 소통하는 게 아쉽다며
개설한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에는
쇼트트랙, 선수들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
팬들과 꾸준히 소통했습니다.
올림픽 선수촌에는 무엇이 있나,
선수들은 경기 전에 무슨 대화를 하나,
토리코와 스케이트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쇼트트랙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또 다양한 매력이 있는 후배들과 함께 하며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끌어올렸죠.
이번 올림픽은 그에게 더욱 특별합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쩌면 그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올림픽이죠.
한국 남자 계주팀의 ‘2번 주자’인 곽윤기.
2번은 결승선을 통과하는 주자입니다.
그만큼 실력이 필요하고 부담감도 큰 자리죠.
많은 경험을 쌓은 베테랑 곽윤기가
이 역할을 맡아 황대헌, 김동욱,
이준서, 박장혁과 배턴을 주고 받았죠.
곽윤기는 마지막 레이스에서 극적인 역주로
한국팀을 결선에 올려두었습니다.
곽윤기답게, 화려한 세리머니까지 보여주었죠.
레이스 중에는 다리 사이로
상대 선수를 체크하는 여유로움(?)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에 ‘상대선수 시점짤’이 나오는 등
올림픽 이슈가 더욱 많아진 명경기였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
동생, 조카같은 동료들을 이끌고
경기를 치르는 곽윤기의 각오는 남다릅니다.
후회없는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경기,
그리고 서로 아끼는 동료애를
경험하고 오길 바라는 마음이죠.
“불가능할 것 같았던 베이징올림픽
출전이 꿈으로 다가왔고,
꿈의 무대에서 이 가치를 높이고 싶어서
많은 준비를 해왔습니다.
여러분들과 올림픽 기간동안 소통하고,
웃고 떠들며 즐겼던 시간들이 참 소중했습니다.
내일 저의 27년의 스케이트의
마지막 라스트댄스가 ‘멋’ 나도록
열심히 달려볼게요.”
오늘 저녁, 대한민국이 출전하는
쇼트트랙 계주 결승전이 열립니다.
곽윤기의 라스트댄스를 함께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