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위켄드 중앙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간호사 송상아

중앙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간호사 송상아, @emilys.song

중앙대학교병원에서 근무 중인 8년 차 간호사 송상아. 간호사가 되기 전에는 승무원으로 일했다.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을 관리하는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제 투약, 통증 조절, 정서적 지지, 그리고 임종을 지키는 일까지, 환자의 안녕을 위해 일하고 있다. 병원이 세상에서 가장 희망 가득한 곳이라 여기며 환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하루하루에 감사하는 간호사 송상아와 함께한 일과 삶, 주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평일의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일을 하는 날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서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편이에요. 새벽, 오후, 야간근무로 나뉘어 있는데 출근하는 날에는 정말 일만 합니다. 가장 먼저 환자들의 바이탈(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을 체크하고, 처방된 약을 투약하며 이에 따른 부작용 및 증상들을 관리해요. 직장인들처럼 루틴 업무가 정해져 있는 대신 응급상황의 연속이다 보니 하루를 쉬이 예측할 수 없어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늘 대비해야 하고요. 심장이 멎은 환자에게 올라타 심장마사지를 하며 침대 째로 이동하고, 환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일들은 드라마가 아닌 제 일상이랍니다. 체력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서적으로도 소모가 크기 때문에 퇴근하고 다른 약속을 잡는 것은 조금 힘들어요.

휴무인 날의 하루는 어떻게 보내는 편인가요? 쉬는 날의 특별한 루틴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매달 원하는 날짜에 쉬고, 평일 휴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3교대 근무의 큰 장점이에요. 덕분에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에는 2일 이상의 휴무가 주어지면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었으니까요. 여름에는 웨이크 보드, 겨울에는 스키, 봄, 가을에는 스쿠버 다이빙!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취미 부자’이자 ‘프로 여행러’였죠.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요즘은 쉬는 날 틈틈이 글을 쓰며 곧 출간될 책의 원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내일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환자들과 간호사의 지지고 볶는 병원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가 될 것 같아요.

 

휴일의 하루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편안한 집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보내는 시간이죠. 저와 남편은 요리하는 걸 아주 좋아해요. 경찰인 남편도 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쉬는 날이 제법 잘 맞는 편이라 휴일에는 집에서 요리 대결을 하기도 한답니다. 각자 음식을 하나씩 만들어 함께 먹으면서 평가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요. 저희 부부는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얼마 전 입주한 신혼집도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타일 한 장까지 직접 골라 완성한 공간이라 애착이 커요.

식당이나 카페 등 일정 없이 쉬는 날 자주 찾게 되는 장소가 있나요? 건대에 위치한 ‘다원식당’이 제 방앗간이에요. 재료 본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음식과, 쉽게 구할 수 없는 와인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죠. 따뜻하고 모던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저는 주로 와인을 마시며 책을 읽거나 글을 씁니다. 오래도록 소중히 여길 것 같은 공간이에요.

 

마리위켄드 중앙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간호사 송상아

@emilys.song

건강하게 일하는 삶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저는 퇴근하고 병원을 나설 때 그 안에서 품고 있던 감정을 다 내려두고 와요. 문을 열고 맑은 공기를 한 컵 들이키는 순간, 간호사 송상아의 삶이 아닌 사람 송상아로서의 일상을 시작하는 거죠. 일에서 파생되는 스트레스가 나의 삶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막아 정서적 건강을 지키는 것이 건강하게 일하는 삶에 필요한 첫 번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몸을 건강히 만들기 위해 힘써요. 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건강이 최고’라는 말이 정말 와닿더라고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정신과 몸의 건강이 기반이 되어 균형 잡힌 일상이 완성될 때 행복도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