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이너 그리고 교육자로서 활동하는 채병록 디자이너.
평소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보통 새벽 4시쯤 일어나 아침 9시까지 하루 일을 마무리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것처럼, 제게 주어진 짧고도 긴 4시간이라는 시간은 집중과 몰입도가 높은 때입니다.
낮에는 나의 삶을 찾기 위해 운동을 하거나 전시를 보러 가기도 합니다. 남들이 일하는 시간에 나의 시간을 가지는게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일을 하지 않는 휴일의 루틴은 어떠한가요? 휴일과 평일을 구분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휴일과 평일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스튜디오이기 때문에 다양한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편이고, 자체적인 리듬을 스케줄에 맞추어 즉각적인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기도 하죠. 여유가 생기면 사우나에 가곤 해요. 가만히 앉아 여러 영감을 떠올리기 좋은 장소죠. (웃음)
주말에는 이른 새벽부터 지인들과 서울 인근의 산을 오르기도 합니다.
영감을 받고 이를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자신만의 프로세스가 있다면?
작업할 때, 먼저 머릿속으로부터 최종 작업물의 이미지를 구체화한 후 디자인 툴을 활용해 역으로 만들어 나갑니다. 최종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영감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영감이 아닌 것들로부터도 영감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평면적인 생각을 되도록 피하고 사물에 대해 색다른 부분들을 경험하고 관찰하죠.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드리자면, 작업실에 걸려있는 시계는 원래 시간보다 약 10분 정도 빠르게 맞춰두었습니다. 일을 할 때 있어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싶었죠. (웃음)
작업이 막혔을 때, 혹은 리프레시 하기 좋은 공간이나 장소가 있나요?
가만히 앉아있기보다는 몸을 바쁘게 움직이는 편입니다. 나이가 들다보니 지구력이나 코어 힘 같은 체력적인 부분에서부터 한계를 느껴 집중력이 흐려지곤 하죠. 건강과 작업을 위해 운동을 하며 체력도 기르고, 스트레스도 해소시킵니다. 또한 저의 전문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도전을 통해 앞으로 더 나아가려 고민하고, 발전해가려 노력하며 리프레시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있는 것이 있다면요?
특히 나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프로듀싱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나만이 알고 있는 감각을 물건이나 오브제로 만들어냈을 때의 희열이나 일반인들에게 전파되는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흥미가 있죠. 개인의 취향에 맞는 비스포크(bespoke) 형 디자인을 해보고자 하는 욕심이 듭니다. 주얼리부터 시작해 패브릭 그리고 어패럴(apparel) 등 다양한 소재에 타이포 그래피의 형태나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다양한 이미지가 물건에 입혀지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지막으로, 그래픽 디자이너의 영역에 깊이가 있는 것에 자긍심을 느끼며 10년 이상을 지내온 것 같아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바뀌는 삶의 구조를 문화와 제가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시켜나가고, 다양한 사람들과 작업을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