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위켄드 뉴스레터 영화 마케터 나예은

영화 마케터 나예은 @from.yeny

영화가 대중을 만나기까지,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홍보 업무를 책임지는 5년 차 영화 마케터 나예은.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하는 것으로부터 일상 속 즐거움과 영감을 얻는 그와 주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마케터의 평일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저의 평일은 굉장히 규칙적으로 굴러갑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오후 6시 30분까지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데요. 진행하는 영화가 있을 때는 관련된 업무들을 팔로업 하는 것이 주 업무예요. 최근 개봉작이었던 <해적: 도깨비 깃발>을 마무리 지었고, 지금은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근무 시간 중에는 집중력을 높이고 에너지를 충전하고자 틈틈이 간식 타임을 꼭 가지려 해요. 평소 커피나 차, 그리고 젤리, 초콜릿 과자들을 좋아해서 즐겨 먹거든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간단하게 저녁을 먹으며 드라마나 영화를 봅니다. 여러 플랫폼을 통해 주마다 새로운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저녁 먹는 시간이 외롭지 않아요.

 

일에 벗어난 주말만의 루틴도 있나요? 작품을 진행할 땐 밤 늦게, 혹은 주말까지도 행사를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작품이 없을 땐 웬만하면 주말에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최근에 독립을 해서 주말 일상에도 큰 변화가 생겼죠. 독립 전엔 쉬는 날이 생기면 밖에 나가 재미있는 것을 즐기고 맛있는 것을 먹는 야외 활동을 좋아했는데 독립하자마자 집 안에서 노는 것에 재미를 붙여버렸거든요.(웃음) 이사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아 아직도 집 꾸미기에 열심이랍니다. 요즘엔 주말에 집에서 귀여운 식물들을 키우고, 액자를 만들고, 커피를 내려 아포가토를 해먹고, 친구들을 불러 집들이를 하고 있어요.

주말에 꼭 함께하는 아이템을 소개해 주세요. 금요일 혹은 토요일 밤에는 맛있는 음식과 술을 꼭 찾게 돼요. 음악도 절대 빼놓을 수 없죠. 특히 요즘엔 LP 플레이어로 노래를 감상하는 것에 빠져 있어요. 얼마 전 당근마켓에서 ‘존 레논’의 ‘Love’가 포함된 LP를 구해왔는데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좋아하는 음식과 음악, 술이 함께 하는 주말은 상상만 해도 행복해요.

 

완연한 봄기운을 띠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죠. 봄을 맞아 주말에 여유롭게 감상하기 좋은 영화를 추천해 줄 수 있나요? 저는 비교적 대중성을 띤 영화 취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광범위한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영화 마케팅 일을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도 가볍고 즐거운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봄에 보기 좋은 영화로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리틀 포레스트> <나의 소녀시대> <바다가 들린다> <주토피아> 정도를 꼽고 싶어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평화롭거나, 잔잔한 행복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라 가볍게 보기 좋은 작품들입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일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영화 마케팅 일을 하기 전, 저의 가장 뚜렷한 취미는 영화 감상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 영화를 일로 봐야 한다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죠. 취미는 취미로 남겨둬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면서요. 근데 사실 즐기던 대로 즐기면 되는 거거든요. 스스로 ‘일’이라고 규정지어버려서 재미를 잃었다는 걸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았어요. 이제는 영화를 볼 때 일적으로 분석하거나 어렵게 보지 않으려고 해요.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들을 볼 때도 마찬가지죠. 그저 재미있게 보고 즐기려 합니다. 그 가운데 의도치 않게 얻게 된 영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즐겁게 경험할 수 있었다면 충분해요. 앞으로도 이런 마인드로 일을 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