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
상에 차려진 정성스런 음식 뿐만 아니라 시선이 닿는 공간의 면면, 식사의 흐름 속에 한국적인 경험을 섬세하게 심어낸 한식당 ‘주은’이 문을 열었다. 경희궁 뒤편 건물의 8층에 자리해 궁의 후원과 인왕산, 백악산까지 너른 풍경이 눈에 담기는 곳이다. 실내 홀에는 족자 대신 대형 미디어 스크린을 걸어 민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재생되고, 룸은 장응복 작가의 솜씨를 빌려 겸재정선의 ‘금강전도’, 백자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꾸몄다.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이곳을 이루는 크고 작은 요소들을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데 요리에는 ‘김명성발효연구소’에서 공수한 장과 식초, 자연주의 농법으로 재배한 ‘혜림원’의 채소들이 쓰이고, 코스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요리에 따라 국내 작가들의 백자, 목기, 칠기, 분청, 청자, 옹기 등의 한국 그릇이 차례로 사용되어 볼거리가 많다. 요리는 조희숙 셰프의 ‘한식공간’에서 실력을 쌓은 박주은 헤드 셰프를 비롯한 7명의 요리사가 맡아 맛과 정성이 담긴 점심, 저녁 코스를 준비하니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소중한 이들과 방문을 계획해보면 좋겠다.
주소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36 8층
인스타그램 @jueun_restaurant
기가스
편안한 봄 날씨에 어울리는 산뜻한 해산물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현대적인 지중해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기가스’로 가볼 것. 도산공원 부근 2층 건물에 파란 차양을 두른 공간이 신선한 해산물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홀에서는 붉은 셔츠를 입고 일하는 셰프의 오픈 키친이 보인다. 독일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서 헤드 셰프로 일하며 실력을 쌓은 정하완 셰프는 이곳에서 서유럽의 오래된 조리서에 등장하는 클래식한 지중해 요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선보인다. 우선 직영 농장을 통해 유기농 채소를 공수하고, 제주도 어부에게서 당일 수급한 해산물 등 좋은 재료를 직접 구하는데 공을 들인다. 최소한의 조리과정을 거친 재료에 직접 만든 소스를 조합해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 래디시와 무를 투명할 정도로 얇게 저며 내는 ‘무 카르파초’나 유자 사바용소스를 곁들이는 ‘제주 추자도 고등어 에스카비체’ 등이 대표적이다. 달콤한 디저트에서도 푸름 당베르 치즈에 얇게 저민 배, 호두를 함께 곁들여 색다른 농도의 맛을 즐길 수 있으니 지속가능한 미식을 추구하는 지중해 요리가 궁금하다면 여행하듯 들러보자.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8-7 2층
인스타그램 @gigas_seoul
리마크스
오랜만에 즐거운 식사 계획을 세웠지만 적당한 공간과 메뉴에 대한 고민이 앞선다면 압구정동에 있는 ‘리마크스’를 선택지에 올려보자. 휴양지의 좋은 호텔에서 식사를 즐길 때처럼 따뜻한 느낌의 나무 가구들로 잘 정돈된 공간과 서비스, 언제 방문해도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는 식사와 주류 메뉴 주문이 다양하게 가능하다는 것이 여럿이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한다. 시간대에 따라 조금씩 메뉴가 달라지는데 오전에는 ‘치즈 오믈렛’, ‘스크램블 에그’ 등의 메뉴를, 점심에는 미니 버거나 피자 등의 메뉴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릴드 로메인’ 샐러드나 ‘퀘사디아’, ‘칠리포테이토’ 등 여럿이 나눠 먹기 좋은 요리를 따로 안내하고 ‘토마토 라구 파스타’, ‘포르치니 양송이 트러플 버섯 파스타’ 등 파스타 메뉴도 여럿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잠봉과 체다치즈를 넣고 튀긴 바삭한 샌드위치에 산딸기잼을 곁들여 먹는 ‘몬테 크리스토’ 샌드위치. 샴페인 베이스의 칵테일을 주문해 낮부터 가벼운 술자리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68길 6 1층
인스타그램 @remarks_restaur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