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민

1986, 더커먼 대표, 시각 디자이너 (@common.for.green)
‘Mankind is Kind,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할 수 있어요’라는 슬로건 아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이들이 모인 공간 더커먼을 운영한다. ‘What is the common life?’라는 질문을 던지며 지속 가능성을 위한 보통의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말하고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

 

한 사람의 지속적 행동이 타인의 가치관 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세상이 변화한다고 믿는다.

 

행동의 시작 내가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 건 공감 능력에 기반한다. 어릴 때부터 재활용이 불가능한 많은 쓰레기가 어디로 갈지 상상이 돼 쉬 버리지 못했고, 길에 버려진 가구가 폐기되는 것이 아까워 주워오고, 비참한 환경에 놓인 동물을 보며 울던 날이 많았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실천이 이상에 가깝고 무기력하다고 느낀 적이 많았는데, 말없이 꾸준히 행동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그것이 나에게 주는 긍정적 영향력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변화를 이끄는 건 지식이 아니라 경험이라고 느껴 ‘the common 더커먼’이라는 공간을 열게 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며 행동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 동물권과 해양 쓰레기. 2010년, 전국의 농장을 휩쓴 구제역과 광우병 파동을 보며 공장식 사육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살아 있는 동물을 생매장하는 장면은 신념에 영향을 준 큰 사건이었고, 이 동물들이 왜 이렇게까지 비참해야 하는지 알아보다 보니 거기에는 공장식 사육이라는 시스템이 있었다. 해양 쓰레기 문제는 2016년에 취미로 프리 다이빙을 시작하며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주변과 나누는 방법 2020년 ‘the common 더커먼’이 라는 공간을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포장지 없는 쇼핑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곡물, 견과, 스낵, 조미료, 세제, 화장품 등 1백여 종을 개인이 가지고 온 재사용 용기에 소분해 판매한다. 또 채식의 선입견을 깨고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비건 카페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쓰레기 하나 덜 만드는 물리적 실천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실천하는 사람들이 만나 영감을 주고받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 모임과 워크숍, 강연, 축제 등의 커뮤니티를 끊임없이 기획하고 있다.

영향을 준 것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도 매일 저녁 손수건을 빨고 항상 재사용 용기를 갖고 다니는 불편을 감수하며, 더 많이 먹고 가지겠다는 욕심을 내려놓으려는 실천을 멈추지 않는 지인들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고 영향을 받는다. 현실을 마주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큐멘터리 중 축산업과 해양 산업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카우스피라시>와 <시스피라시>, 패션 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를 추천한다.

‘이미 늦었다’고 말하는 이에게 자본주의 체제에서 거대 산업에 맞서 움직이는 한 개인이 생활 속에서 하는 실천과 행동의 물리적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는 데 비교적 동의한다. 하지만 한 사람의 지속적 행동이 타인의 가치관 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세상이 변화한다고 믿는다. 대안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관심을 놓지 않고 수면 위로 끊임없이 끌어올려 개인의 목소리를 모으고 연대할 때 기업을 변화시키고 정치와 국가 정책, 나아가 환경문제에서 모두 연결된 지구촌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바꿀 내일은 사람들이 자신과 사회를 진정으로 행복하고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보통’이 되는 삶. 지구환경과 우리 삶을 점점 피폐하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싶고 종종 그런 미래를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