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또렷한 취향으로
세계를 구축해가는 이들의 시선은 귀중한 경로가 된다.
날 선 감각을 지닌 25명의 문화 예술계 인물에게서
요즘 보고, 듣고, 읽고, 사고, 즐기는 것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하예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Place
WWNN 최근 팔판동에 새롭게 문을 연 현대미술 갤러리. 오주현 큐레이터와 이정우 작가가 공동대표를 맡은 곳으로, 내가 브랜딩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고즈넉한 공간에서 ‘하입’한 큐레이션을 선보여 곧 아트 신에서 급부상하지 않을까 싶다. 작품을 따라 걷다가 테라스를 거쳐 루프톱에 올라 동네 풍광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7월 7일부터 30일까지 개관전 <Humanism Reimagined: Exploring A New Frontier>가 진행돼 인간 중심적 가치관의 문제를 조명하고 인류의 낯선 미래를 조망하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 찾아가보기를 권한다.
숍 아펙타 예약제로 운영하는 비밀스러운 편집숍. 클래식한 브랜드 중에서도 희소성 있는 제품만 큐레이션하는 고집과 아름다운 것을 알아보는 미감이 물씬 느껴지고, 아펙타의 자체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제품도 매력적이다. 한 시간 간격으로 고객을 맞이해 이곳을 방문하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매장의 VIP가 되어 제품과 공간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다만 예약을 어기고 노쇼를 할 경우 다시는 예약이 불가능하니 유의해야 한다. @shop_apecta
What’s In My D Bag
인스타그램 @pablo.rochat 파블로 로챗은 예전부터 즐겨 찾던 크리에이터다. 주로 일상에서 영감을 얻은 작업을 선보이는데, 쉽고 직관적이며 재미있다. 2019년 에어팟 실사 스티커를 바닥에 붙이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던 콘텐츠는 지금 봐도 기발하다.
유튜브 채널 <기묘한 케이지> 어릴 때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디즈니 만화를 틀었다면, 지금은 유튜브 채널 <기묘한 케이지>에 업로드되는 ‘주간 기묘케’를 보며 시리얼을 먹는다. 할리우드의 가십과 관련한 정보를 매주 깔끔하고 재미있게 요약해주는 시리즈다. 단순한 가십뿐 아니라 현재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도 많이 등장해 챙겨 보고 있다. 모든 트렌드의 흐름은 할리우드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니까.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Person
봉준호 계속해서 성장해가는 봉준호 감독의 자취와 작업은 항상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가 그려낼 여덟 번째 장편영화 <미키 17>을 기대하고 있다.
Shopping List
고하르의 드롭 웨이스트 에이프런 고하르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타일리스트 겸 아트 디렉터 라일라 고하르(Laila Gohar)와 그의 동생이 만든 브랜드다. 누데이크에 대해 고민하다가 케이터링 관련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스타일을 해치지 않는 멋진 앞치마를 갖고 싶었다. 고하르의 앞치마를 구매한 결과는 대성공! 부엌에서 보다 스타일리시하게 움직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hibition / Book / Movie
공연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다미안 잘레 & 샤론 에얄> 디지털 세상에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요즘, 아날로그 콘텐츠와 사람이 직접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더욱 큰 놀라움과 영감을 안겨주는 것 같다. 지난 5월 말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의 첫 내한 공연 때 안무가 다미안 잘레(Damien Jalet)와 샤론 에얄(Sharon Eyal)의 무대를 마주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샤론 에얄의 ‘SAABA’ 공연은 단순한 춤이 아닌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묘하게 찌릿했던 한 순간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