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또렷한 취향으로
세계를 구축해가는 이들의 시선은 귀중한 경로가 된다.
날 선 감각을 지닌 25명의 문화 예술계 인물에게서
요즘 보고, 듣고, 읽고, 사고, 즐기는 것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김누리

비주얼 디렉터 겸 스타일리스트

 

전 패션 에디터, 현재는 비주얼 디렉터 겸 스타일리스트이며, 아트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 겸 전시 공간 ‘더 프레이즈’도 운영한다.


Place

베지 위켄드 ‘양출 서울’을 운영하는 사장이 한남동에 새로 문을 연 브런치 식당. 이곳을 찾아가 ‘채소 클래스’를 들으며 제철 채소로 만드는 소박한 요리와 사랑에 빠졌다. 바쁜 일상에 치여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주는, 반갑고 고마운 동네 식당이다. @veggieweekend

 

What’s In My D Bag

인스타그램 @spazioleone 최근 진행 중인 공간 디렉팅 프로젝트 때문에 인테리어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을 즐겨 본다. 그중에서도 런던에 자리한 빈티지 가구 숍 ‘스파치오 레오네(Spazio Leone)’의 계정은 독특한 제품이 많아 눈여겨보고 있다. 이 계정을 살펴보다가 오래전부터 갖고 싶던 하비 구치니의 테이블 조명을 구했다.

 

인스타그램 @castorfleuriste, @fjura_ 남편과 함께 운영 중인 공간 더 프레이즈 1층의 아트 북 서점에 둘 꽃을 직접 준비하는 내게 무한한 영감을 주는 플라워 스튜디오 계정이다. 이들의 아름답고 시적인 작업은 언제나 놀라움을 안긴다.

 

Person

세리나 모톨라(Serena Motola) 일본의 모델 겸 영화 배우 세리나 모톨라의 오랜 팬이다. 그가 전속 모델로 활동하는 우리나라 브랜드 ‘디애퍼처’의 비주얼 작업을 디렉팅하는 덕분에 계절마다 만나는데, 주근깨 가득한 말간 얼굴에서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와 팔색조 같은 매력 넘치는 재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앞으로 펼칠 행보가 더 기대되는 라이징 스타.

 

Shopping List

롤렉스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여름이 되니 텁텁한 가죽 스트랩대신 차가운 스틸 밴드 시계가 갖고 싶었다. 손목이 유독 얇은 터라 조그만 다이얼이 필수였다. 작지만 결코 옹색하지 않은 것. 평소 차고 다니는 시계를 고치러 빈티지 워치 숍 ‘노스 타임(Nostime)’에 갔다가 딱 내가 원하던 시계를 만났다. 26mm 다이얼의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모델이라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이고, 내 손목에 맞춘 것처럼 꼭 맞았다. 홀린 듯 샀고, 이후 노동이 힘들 때마다 자주 손목을 들여다본다.

 

Exhibition / Book / Movie

 

루카 구아다니노의 영화들 여름이면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를 다시 본다. 유럽 남부에서 보내는 뜨겁고 눈부신 여름휴가를 꿈꾸며 <비거 스플래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아이 엠 러브>까지. 욕망 3부작이라 불리는 이 작품들을 볼 때면 지친 일상에 쫓겨 무뎌진 감정과 감각, 잠자고 있던 뇌세포가 깨어나는 기분이 든다. 최근 <아이 엠 러브>를 N번째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