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또렷한 취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이들의 시선은 귀중한 경로가 된다.
날 선 감각을 지닌 25명의 문화 예술계 인물에게서
요즘 보고, 듣고, 읽고, 사고, 즐기는 것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What’s In My D Bag
인스타그램 @oscarpiccolo
1995년생 젊은 작가 오스카르 피콜로는 제 삶을 반영한 조명을 만든다. 눈부신 볕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에서 태어나 가나, 터키, 이집트, 리비아를 오가며 자란 그의 삶이 조명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졸업 작품이자 대표작인 ‘람파다 카펠로(LampadaCappello)’는 이탈리아 팔레르모의 금속 장인에게 받은 철제를 기반으로 하고, 주름진 전등갓은 런던 외곽의 개러지에서 만들어 조립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내 조명은 시칠리아의 볕을 상상하며 그게 유럽과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믿을 만큼 어디서나 자연스럽길 바란다.” 양보연 (콘텐츠 디렉터)
인스타그램 @cristaseya
르메르의 전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카시니가 르메르의 단정함과 자신이 나고 자란 모로코의 생기를 브랜드 크리스타세야(Cristaseya)에 오롯이 담아낸 결과물을 살펴볼 수 있는 계정이다. 모로코 토기 화분 장인이 만든 귀여운 화분과 1990년대 질샌더를 떠올리게 하는 단정한 의류가 한 컬렉션에 묶인다. 이와 더불어 한국과 모로코 혼혈인 홍원지 디렉터가 브랜드를 함께 만들고 모델로도 자주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반갑다. 양보연 (콘텐츠 디렉터)
유튜브 채널 <EJ의 옷 이야기>
김은정(EJ)을 처음 만난 건 그가 매거진 <마담 피가로>의 편집장으로 활약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우리는 세상 끝까지 함께할 절친한 벗이 되었고, 그런 소중한 친구가 유튜브 채널 <EJ의 옷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응당 열렬히 응원하며 보고 있다. 스타일링만큼은 그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금세 팔로어가 1만여 명에 달한다. 독특한 스타일링 콘텐츠는 말할 것도 없고 특유의 재치 있는 어투로 이야기를 풀어내 넋 놓고 보게 된다. 박정애 (공간 및 브랜드 컨설턴트)
인스타그램 @andongza
전 매거진 피처 에디터 안동선은 수많은 전시를 누비고 작가를 만나며 그 감상을 솔직한 단어와 명쾌한 통찰력으로 적어 포스팅한다. 지루하지 않은, 날것 같은 표현 덕분에 항상 눈을 못 떼고 끝까지 읽게 된다. 예술에 대해 배우고, 영감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곳곳에 숨은 맛집까지 다양한 정보가 있어 매일 들여다본다. 박정애 (공간 및 브랜드 컨설턴트)
웹 플랫폼 ‘안티에그’
안티에그(ANTIEGG)는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여러 에디터가 각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슈를 접할 수 있다. 간단하게 살필 수 있는 단신부터 ‘장인정신은 구시대적 가치인가’ 같은 심도 깊은 질문을 던지는 글까지 시간이 아깝지 않은 글들을 볼 수 있다. antiegg.kr 서유석 (프리랜서 에디터 겸 크리에이터)
인스타그램 @iamtonytalks
크리에이터 토니 톡스의 계정은 홀리듯 클릭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그가 미국 흑인 여성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상 드라마를 풍자하는 것이 메인 콘텐츠다. 캐릭터 둘을 설정하고 일인이역을 하며 내러티브를 끌어가는데, 한 명은 항상 어처구니 없는 캐릭터다. 가게의 진상 손님, 답 없는 여자친구, 인생에서 ‘파버리고’ 싶은 친구들까지, 캐릭터 설정 능력이 대단하다. 서유석 (프리랜서 에디터 겸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민음사TV>
평소 유튜브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닌데, 무언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유튜브에서 ‘민음사’를 검색한다. 출판한 책을 직접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원들의 직장 생활 관련 콘텐츠부터 문화생활비로 구매한 책을 포함해 다양한 물건을 언박싱 하는 콘텐츠, 세계문학 전집 월드컵 등 다양하고 알찬 영상이 가득하다. 기획은 물론이고 출연자들의 입담도 재미에 한 몫 톡톡히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결국은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성의 채널이다. 맹나현 (큐레이터)
인스타그램 @heodukgoo
‘결국에는 귀여움이 세상을 지배하겠다’라는 프로필 소개 글에 걸맞게 온 세상 귀여운 동물들의 사진과 영상이 다 올라오는 계정. 근래 본 동물 관련 계정 중 가장 사랑스럽다. 맹나현 (큐레이터)
온라인 플랫폼 ‘(FIGK)’
에디터들이 4백 자 이내의 글을 통해 온라인 링크를 매주 새롭게 추천한다. 링크의 종류는 유튜브 채널,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웹 기사, 인스타그램 계정 등 다양하다. 나 또한 이곳에서 에디터로 활동 중인데, 다른 에디터의 추천이 궁금해 매주 들어간다. 디지털 홍수의 시대, 놓치면 후회할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방법. figk.net 이지현 (문화기획자)
앱 ‘BGA’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11시에 미술 관련 에세이를 보내주는 앱. 디지털 디톡스를 하겠다며 한동안 구독을 끊었다가 최근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직업상 미술이 오직 일로만 느껴지는 순간이 종종 찾아오는데, 알람이 울리며 배달되는 말랑한 글들을 읽으며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이지현 (문화기획자)
유튜브 채널 <충코의 철학>
새로운 SNS 채널들이 등장하며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영상이 올라오면 반드시 보는, 그것도 ‘아껴가며 보는’ 채널이 있다. <충코의 철학>은 다른 곳에서는 진지하다는 말을 들을까 봐 미처 꺼내지 못하는 주제를 다뤄준다. 자신만의 언어로 신중히, 그러나 과감하게 이야기하는 이 채널이 무척 소중하다. 이지현 (문화기획자)
인스타그램 @fabriziorom
축구 팬들에게 여름은 썩 기분 좋은 계절이 아니다. 주말에 축구 경기가 없으니 말이다. 유일한 재미가 있다면, 온갖 추측과 루머로 들끓는 여름 이적 시장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거다. 그중 파브리치오 로마노(FabrizioRomano)는 선수 이적과 관련해서는 공신력 있는 기자라, 하루에도 몇 번씩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 업데이트되는 내용을 확인하며 여름을 보내고 있다. 굿넥 (다큐멘터리 감독)
인스타그램 @nvtsmall
다양한 인테리어 관련 계정을 둘러보기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NEVER TOO SMALL’ 인스타그램 계정의 영상은 웬만하면 다 보는 편이다. ‘작은 건 중요하지 않아’라는 계정 이름에 걸맞게 고른 다양한 지역의독창적인 공간을 보면 영감도 많이 받고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굿넥 (다큐멘터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