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2023년은 어땠나요? 꽤나 멋진 한 해였을 수도 있고,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렴 어때요. 지난 과거는 보내주고 앞으로의 2024년을 근사하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새해에 처음으로 듣는 음악이 그 해의 주제곡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죠. 2024년의 초입에 서있는 지금, 새해를 활짝 열어줄 음악을 신중하게 골라보는 건 어떨까요? 마리끌레르가 새해의 기운을 북돋아 줄 활기찬 음악을 추천합니다.
롤러코스터의 ‘힘을 내요, 미스터 김’
국내 모던 록 밴드의 대표주자인 롤러코스터의 2집 앨범 <일상다반사>는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에 당당히 자리 잡은 걸작입니다. 롤러코스터는 1999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활동하며 ‘세기말 마지막 밴드’로 불렸습니다. 아마도 1집 앨범의 ‘습관’, ‘내게로 와’를 듣는다면 바로 고개를 끄덕일 테죠. 롤러코스터는 국내 명실상부 최고의 보컬 중 하나인 조원선, 실력파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지누가 결성한 밴드로, 1집과 2집을 통해 국내에 애시드 재즈 붐을 일으켰습니다. 2집 앨범의 타이틀곡인 ‘힘을 내요, 미스터 김’은 바쁜 현대 일상에 지쳐있는 샐러리맨을 ‘미스터 김’에 빗대어 응원하는 곡이죠. 몇 번째 한숨을 쉬는지,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는지를 묻는 가사는 샐러리맨의 비애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현대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2024년에는 마음 가는 대로 멋지게 살아보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첫 번째 추천 곡으로 적었습니다. ‘하고 싶었던 일 뭔가요. 아직도 늦지 않았어. 당신이 바라는 대로 하세요. 멋있게 힘을 내요, 미스터 김!’
키린지의 ‘Good Day, Good Bye’
키린지(KIRINJI)는 일본의 후기 시부야계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밴드입니다. 시부야계 음악은 80년대 일본 시부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팝 음악으로, 키린지는 90년대에 시부야계 흐름에 탑승한 2인 체제의 밴드죠. 두터운 팬덤을 가진 곡인 ‘Aliens’가 수록된 대표작 <3>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3>의 ‘Good Day · Good Bye’는 마치 빌딩들이 솟아있는 시부야 스크램블을 신나게 가로지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죠. 키린지는 거리에서 포착할 수 있는 일상적인 순간을 노래하며 지루했던 일상에 리듬을 불어넣습니다. 특히 콧노래를 부르는 듯한 후렴구는 어느새 미소를 짓게 하죠. 키린지의 신나는 기타 리듬에 맞추며 재미난 일로 하루를 가득 채워보세요!
마이 앤트 메리의 ‘골든 글러브’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의 3집 앨범 <Just Pop>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될 만큼 높은 평가를 받는 앨범입니다. <Just Pop>은 한국 대중음악상의 ‘올해의 음반’과 ‘최우수 모던 록’상을 수상하며 2004년의 모던 록 수작으로 남았죠. 델리 스파이스와 언니네 이발관과 함께 홍대의 1세대 인디 밴드 중 하나인 마이 앤트 메리의 이 앨범에는 ‘공항 가는 길’, ‘기억의 기억’ 등 여전히 사랑받는 명곡들이 담겨있죠. 특히 당시 박카스 CF에도 실렸던 ‘골든 글러브’는 리스너들에게 에너제틱한 사운드를 선사합니다.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다시 일어서자는 희망찬 가사가 경쾌하면서도 펑키한 브라스 사운드와 맞물려 현실에 지친 이들을 응원합니다. 차디찬 현실 앞에 낙담한 이들에게 이 노래를 건넵니다. 올해는 여러분의 황금기가 될 테니 포기하지 마세요!
윤종신의 ‘즉흥여행’
2008년에 발매된 윤종신의 11집 <동네 한 바퀴>는 한창 예능 프로그램으로 주가를 달리던 윤종신이 자신의 본업을 다시금 환기시켜준 앨범입니다. 015B의 정석원과 함께 만든 앨범으로 윤종신과 정석원의 믿고 듣는 호흡을 자랑하죠. 특히 해당 앨범의 곡마다 담긴 커버 사진은 서울 곳곳에서 찍어 2008년의 서울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특히 <동네 한 바퀴>의 앨범 커버는 삼청동에서 인사동으로 넘어가는 덕성여중·고 사이의 골목길에서 찍은 사진을 담았죠. ‘즉흥여행‘에서 사랑만 있으면 숨 막히는 세상을 떠나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윤종신의 외침은 아직까지도 울려 퍼지는 듯합니다. 이 곡은 젊은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청춘들의 사랑을 대변하죠. 가장 청춘인 지금, 2024년에는 사랑을 품에 안고 한껏 달려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