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은 겨울 중 가장 춥다고 하는 절기인 대한입니다. 다행히 올해 대한에는 비교적 추위가 덜하고 포근한 날씨가 예상된다고 하는군요. 대신 전국 곳곳에 눈이 내린다고 하네요. 여러분은 눈이 올 때면 생각나는 음악들이 있나요? 겨울의 끝자락에서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지금, 눈이 올 때 듣기 좋은 음악을 소개합니다.
이소라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이소라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이소라는 도대체 어떤 사랑을 해왔을까?’라는 궁금증을 품곤 합니다. 이는 이소라가 ‘데이트’처럼 설렘을 가득 안은 풋사랑을 노래하기도 하고 ‘제발’처럼 간절하게 사랑을 애원하기도 하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이죠. 이소라의 6집 <눈썹달>에 수록된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이소라가 연인을 향한 속마음을 솔직하게 꺼내놓는 노래입니다. 연인 ‘윤오’의 무관심한 태도에 상처를 받은 이소라는 못 견딜 만큼 외로운 자신을 고백합니다. 사랑의 크기가 서로 다르다고 느꼈던 연인들이라면 노래가 마음속에 더욱 와닿을 테죠. 해당 곡은 눈이 내리는 고요한 새벽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연인에게 외로움을 느낄 때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꺼내 들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OST ‘She’
그리 춥지도 않지만 눈이 차분하게 내려앉는 날씨에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눈이 내리는 언덕길 장면이 떠오르곤 합니다. 김주혁(우진 역)이 심적으로 힘들어하던 한효주(이수 역)의 손을 꼭 잡은 채 힘겹게 마음먹은 이별을 담담하게 전하죠. 뒤돌아서 성큼성큼 언덕길을 내려가는 김주혁의 뒷모습은 두 인물의 가슴 아픈 서사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예쁘게도 내리던 눈은 어느새 한효주의 슬픔을 대변하듯 쓸쓸하게 언덕길에 내려앉죠. 이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OST인 ‘She’의 차분한 기타 선율은 천천히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합니다. 눈이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며 들으면 문득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이죠. 여러분도 눈이 올 때면 보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나요?
혁오의 ‘공드리’
추운 겨울 이맘때쯤이면 꼭 들어야 하는 음악 중 혁오(Hyukoh)의 ‘공드리’를 빼놓을 수 없죠. 혁오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감독인 미셸 공드리(Michel Gondry)의 이름을 따서 곡의 제목을 지었습니다. <이터널 선샤인>은 과거에는 누구보다 행복했지만 현재는 서로가 몹시 버거운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서로의 기억을 지운 후에 벌어지는 일을 담은 작품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연인들의 이별과 재회를 판타지적인 요소를 활용한 스토리로 다뤄 아직까지도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죠. 혁오는 해당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담백하면서도 시적인 가사로 ‘공드리’를 완성했습니다. ‘따뜻한 이불 속같이 햇살이 우릴 덮으면 녹아 버릴 거야’라는 가사는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눈 위에 드러누운 장면을 연상시키게 하죠. ‘공드리’와 함께 눈 내리는 날을 한껏 느껴보세요!
에이펙스 트윈의 ‘Avril 14th’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은 전자 음악을 활용해 댄스 뮤직 장르의 지평을 넓힌 인물입니다. 그와 동시에 앰비언트 뮤직 장르에도 큰 기여를 한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앨범 <Drukqs>에서도 ‘Vordhosbn’처럼 변칙적이면서도 정제된 리듬으로 정신을 마구 헤집는 듯하다가도, ‘QKThr’처럼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죠. 전자음이 난무하는 에이펙스 트윈의 음악에서는 본질적인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Avril 14th’는 에이펙스 트윈의 대표곡이자 많은 이들이 그의 음악에 입문하는 곡이기도 하죠. 칸예 웨스트의 명반으로 꼽히는 5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Blame Game’에 샘플링되기도 했고, 영화 <Her>의 인터내셔널 트레일러에 활용되기도 한 곡입니다. 해당 곡은 전자음이 아닌 피아노로만 구성된 연주곡으로, 고요하면서도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추운 날씨로 얼어버린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