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부하이(Sophie Buhai)를 소개한다면? 내 이름을 딴 소피 부하이는 모던한 실버 주얼리를 중심으로 인테리어 프로젝트와 리빙 오브젝트를 소개하는 브랜드다. 궁극적으로 이 주얼리가 사는 어떤 작은 세계를 만들고 싶었달까. 이 모든 건 동일한 미학을 지닌다.
몇 시즌 전까지 뉴욕에서 베나카바(Vena Cava)라는 브랜드로 CFDA 파이널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인기 있는 여성복 디자이너였다. 어떻게 주얼리와 홈 디자이너로 전향하게 됐는가? 나는 항상 주얼리를 사랑했다. 특히 엄마와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주얼리가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실버 주얼리를 가장 좋아하고 즐겨 했다. 어느 날 보니 아무도 이런 간결하고 대담한 스털링 실버 주얼리를 하지 않은 게 아닌가.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현대적인 실버 주얼리를 만들고 싶어 1년간 론칭을 준비했다. 인테리어를 같이 하게 된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때마침 집을 사고 인테리어를 직접 하게 되면서 내가 좋아하는 리빙 오브젝트와 주얼리를 새로운 사업의 하나로 통합하고 싶었다.
실버를 컬렉션의 중심 소재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골드와 다이아몬드, 루비도 좋아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실버를 가장 좋아한다. 무엇보다 실버는 캐주얼하면서도 우아한 면을 동시에 지니니까. 주얼리 시장에서 실버 역시 그 질에 격차가 있는데, 오래가는 품질 좋은 실버 주얼리를 만들고 싶었다.
소피 부하이의 볼드하고 심플한 주얼리에선 특유의 절제되고 깨끗한 미학이 묻어난다. 이런 당신만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여정이 궁금하다. 마치 건물을 짓듯 아주 세세하게 브랜드의 미학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난 소피 부하이가 어떤 이미지와 제품을 만들고 보여줄지 그에 대한 매우 명확한 구상을 가지고 있다. 대신 이를 정확하게 구현하기 위해 일을 천천히 진행한다. 내가 만드는 것들이 간결하고 아름답게 정제된 느낌이길 바란다.
이번 2015 F/W 컬렉션은 어떤가? 바바라 헵워스와 브랑쿠시, 헨리 무어의 원시적인 정교한 조각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우리 제품이 조각 같은 느낌이 나길 원했다.
그렇다면, 컬렉션을 구축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내가 직접 하고 싶은 주얼리를 만드는 것! 또 엄마와 내 친구들이 착용하면 어떨지 생각한다. 모든 것은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리얼리티’에 뿌리를 둔다.
웹사이트의 시적인 비주얼이 무척 인상적이다. 사진가 질리언 가르시아(Gillian Garcia)가 촬영한 사진들이다. 그녀는 정말 놀라운 포토그래퍼다. 브랜드가 원하는 이미지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최근 르메르의 2016 S/S 컬렉션을 위해 주얼리 라인을 만들었다. 르메르를 오랫동안 좋아했고, 옷에 담긴 그들의 철학과 뛰어난 품질을 존경해왔다. 우아하지만 유니폼처럼 매일 입을 수 있는 잘 만들어진 그들의 옷은 나의 주얼리와 일맥상통한다. 우린 이번 컬렉션을 위해 조각 같은 강인한 디자인의 다섯 가지 주얼리를 함께 제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나의 절친한 친구이자 지금 가장 핫한 뉴욕의 편집숍 주인인 마리암 나시르 자데(Maryam Nassir Zadeh)가 자신의 집 인테리어를 의뢰했다. 마리암과 함께한 이 작업은 놀랍고도 창조적이었다.
베나카바를 정리하면서 뉴욕에서 LA로 이주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어떤가? 올해로 2년째인데, 편안하고 건강한 LA의 라이프스타일에 푹 빠졌다. 특히 이곳의 언덕과 자연, 아르데코 건물, 플리마켓, 헬시 푸드를 좋아한다. 집에 있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완벽한 도시이고 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일을 한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이 궁금하다.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하는 것. 특별한 것을 만드는 이 작은 사업이 매우 좋고, 훌륭한 팀과 일하고 있다. 앞으로 팝업스토어나 정식 매장을 오픈하거나, 영화 혹은 브랜드 관련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당신의 주얼리를 한국에서 사고 싶다면? 아직 판매하는 곳이 없지만, 조만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웹사이트(www.sophiebuhai.com)에서 구매하면 얼마든지 한국으로 배송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