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계의 큰 화두 중 하나는 단연 집안 배경과 SNS의 파워만으로 ‘톱’의 자리에 오른 모델들을 둘러싼 논란일 것이다. 켄달 제너, 지지 하디드 등 셀러브리티 출신 모델과 그들의 가족이 유명 매거진 표지를 꿰차고 런웨이의 메인 모델로 등장하는 낯설고 새로운 현상이 여전히 많은 이들 사이에서 논란 아닌 논란이 되고 있으니까.
“자연스러운 결과 아닐까요? SNS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요즘, 저를 비롯한 밀레니얼 세대 셀러브리티들이 하이패션에 발을 들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와중에 대범한 발언을 하는 소녀는, 요즘 패션 월드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는 헤일리 볼드윈(Hailey Baldwin)이다.
그녀의 이름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사실 저스틴 비버와의 열애설이었다. 지금까지도 둘은 연인 사이였음을 부정하지만, 다정하게 포옹하고 키스하는 사진들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간 것. 여기에 배우 스티븐 볼드윈의 딸이자 알렉 볼드윈의 조카라는 남다른 집안 배경이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고, 켄달 제너와 지지 하디드, 벨라 하디드, 카일리 제너, 제이든 스미스 등의 밀레니얼 세대 ‘뉴 제너레이션’과 절친한 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녀의 주가는 그야말로 수직 상승했으니까.
하지만 알고 보면 헤일리 볼드윈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모델 활동을 해온 준비된 스타다. 발레를 비롯한 다양한 운동으로 다진 몸매, 빛나는 블론드 헤어와 핀업 걸을 닮은 관능적인 마스크를 가진 그녀는 <러브> 매거진 케이티 그랜드의 눈에 들어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V> <i-D> 등의 매거진에 뉴 페이스로 소개됐고, 타미 힐피거, 토리 버치, 돌체 앤 가바나, 제레미 스캇 등 굵직한 패션 하우스 런웨이의 모델로 나서 새로운 라이징 스타임을 증명했다. 게다가 타미 힐피거와 칼 라거펠트의 총애를 받고 광고 캠페인의 얼굴로 등장했으니, 이만하면 그녀의 전성기가 도래했음을 부정할 수 없을 듯.
물론 이 와중에도 헤일리 볼드윈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평균에 못 미치는 작은 키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화려한 셀럽 친구들의 후광을 얻었다는 의견은 그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 명랑한 소녀는 당당하게 얘기한다. “케이트 모스같은 톱 모델이 되는 게 꿈이에요. 신체적인 조건을 떠나 나만의 매력으로 성공하고 싶어요.” 그녀의 바람처럼, 헤일리 볼드윈이 새 시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