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로브에서 시작됐어요. 호사스러운 분위기를 우리 방식으로 연출하기 위해 실크 로브를 활용했죠.”
아티코의 디자이너 듀오 질다 암브로시오와 조르지아 토르디니의 말처럼 그녀들이 입은 실크 로브의 향연은 럭셔리 그 자체였다. 오리엔탈 무드가 물씬 나는 기모노 실크 로브와 색감이 화려한 랩 드레스는 다양한 아이템과 어우러져 쿨하게 혹은 관능적인 분위기로 변주됐다. 밀라노를 기반으로 한 파자마 브랜드 F.R.S(For Restless Sleepers)가 매 시즌 출시하는 옵티컬 프린트 로브 역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체스카 루피니는 긴 로브가 펄럭일 때마다 움직이는 패브릭의 실루엣을 사랑한다고 한다.
“196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패턴과 보드라운 실크, 파이핑 디테일의 하모니가 쿨하지 않아요? 게다가 편안하기까지 하니 로브를 사랑할 수밖에 없죠.” 버버리의 지난 셉템버 컬렉션의 메인 아이템 역시 로브였다. 에스닉한 프린트 실크 파자마와 레이어드한 로브 코트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폴폴 풍기며 구매욕을 자극했다. 랑방은 또 어떤가. 턱시도 수트와 화려한 이브닝 가 운 사이에서 은은한 광택을 빛내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바로 로브 코트였다. 쇼가 끝난 후 블로거 키아라 페라니가 스트라이프 실크 로브를 두고 ‘신의 한 수’라고 호평할 정도.
로브를 입는 방법은 꽤 다양하다. 레터링 티셔츠와 크롭트 진 위에 가운처럼 툭 걸쳐도 예쁘고, 가느다란 벨트로 허리 라인을 잡아 원피스로 연출해도 감각적이다. 과감한 슬릿 장식 랩 드레스를 로브 코트처럼 연출해도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단 로브를 선택할 때만큼은 모노톤 대신 강렬한 색과 패턴에 눈을 돌려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