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대한민국 패션계를 떠들썩하게 한 화제의 행사를 꼽는다면 디뮤지엄에서 열린 <샤넬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展을 첫손에 꼽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전시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프로젝트가 같은 장소에서 펼쳐졌다. 한 땀 한 땀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자수 공방 르사쥬(LESAGE), 샤넬을 상징하는 까멜리아의 제작과 깃털 장식을 전담하는 공방 르마리에(LEMARIÉ), 하이 주얼리의 제작 과정 중 하나인 구아슈(GOUACHÉ), 시그니처 향수 넘버5(N°5)까지. 매 시즌 샤넬 컬렉션을 완벽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네 공방의 기술력을 체험할 수 있는 수업이 진행된 것. 이 워크숍을 위해 파리 공방의 공예가들이 한국을 찾았고, 이들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에 참여하다 보면 어느새 작은 작품 하나를 완성할 수 있었다. 전시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경험한 샤넬 공방의 워크숍은 섬세하고 놀라운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간접 체험하는 황홀한 시간이 되기에 충분했다.

 

LESAGE

기나긴 제작 시간과 뛰어난 기술이 필요한 자수 기술을 보유한 르사쥬 공방. 9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완벽한 자수를 완성해왔다. 이번 서울 르사쥬 워크숍의 비즈 장식은 한국 전통 보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 베리에이션으로 특별하게 구성됐다.

 

N°5

샤넬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향수 N°5 워크숍은 향수 보틀의 목과 마개 사이에 얇은 막을 대고 두 줄의 실로 묶어 향기가 보존되게 하는 보드뤼사쥬 기법을 그대로 재현한다. 까다로운 원료 배합 비율과 보드뤼사쥬가 만나 완성되는 N°5는 작은 향수 하나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샤넬 하우스의 섬세함과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GOUACHÉ

디자이너의 드로잉과 최종 화인 주얼리 작품의 중간 단계인 구아슈는 화인 주얼리 제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선별한 검은 종이에 물과 고무를 섞어 만든 불투명한 수채 물감인 구아슈로 재료의 빛과 반짝임을 그대로 나타내는 정교한 드로잉 과정이다.

 

LEMARIÉ

핸드메이드 까멜리아 꽃을 매년 4만 송이 이상 만들어내는 르마리에 공방은 1880년에 세워져 1996년 샤넬의 공방에 합류한 이래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르마리에는 까멜리아 외에도 플리츠, 깃털, 러플 등 많은 작업을 하는 장인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