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띠 하면 어쩐지 1990년대를 주름잡던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소재, 와이어로 만든 스프링 모양, 스포티한 디자인까지 1990년대엔 누구나 여러 스타일의 헤어밴드를 즐겼다. 당시엔 영화 <클루리스>의 주인공 알리시아 실버스톤처럼 업타운 걸 스타일을 연출하려면 머리띠가 필수였으니까! 유행이 바뀌고 그동안 헤어밴드는 이제 패션계를 떠난 아이템이라며 선을 그어왔지만, 올봄엔 예외다. 품위 있고 고전적인 스타일의 헤어밴드가 특별한 존재감으로 반짝이기 때문. 먼저 거의 모든 룩에 헤어밴드를 매치한 프라다의 2019 S/S 컬렉션부터 눈여겨보자. 장식 없이 새틴이나 가죽 등 소재로 차별화한 것부터 비즈, 스터드, 리본, 스팽글, 그래픽 패턴으로 장식한 스타일까지 다양한 헤어 밴드를 제안했다. 고전적인 보수주의에 자유로운 느낌을 더했다는 프라다의 컨셉트 노트에 쓰인 설명이 헤어밴드를 보는 순간 이해되지 않는가! 알레산드라 리치도 프라다 못지않게 헤어밴드에 집중했다. 우아한 레이디라이크 룩에 더한 헤어밴드 덕분에 알레산드라 리치의 뮤즈는 한 층 격조 있어 보이는 것은 물론 위트까지 느껴진다. 이처럼 헤어밴드는 클래식한 무드의 방점을 찍는 아이템으로 격상했다는 말씀. 아닌 게 아니라 이들의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헤어밴드를 즐기던 고전 영화의 여주인공들이 오버랩된다. 우아함의 대명사인 오드리 헵번과 그레이스 켈리부터 다양한 스타일의 헤어밴드를 섭렵했던 브리지트 바르도 등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뿐 아니라 캐롤린 베셋 케네디, 케이트 미들턴 등 로열패밀리의 헤어밴드 사랑도 이 클래식한 아이템의 귀환에 힘을 보탠다. 문제는 리얼 웨이에서 헤어밴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헤어밴드 브랜드 타냐 리트코브스카의 인스타그램(@TanyaLitkovska)을 방문해보자. 레트로풍의 실크 드레스와 찰떡궁합을 자랑하지만, 의외로 데님 룩이나 라이더 재킷처럼 캐주얼한 스타일에도 잘 어울린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마치 티아라처럼 머리 위로 한껏 두툼하게 솟은 디자인이 부담스럽다면 소문난 미니멀리스트 캐롤린 베셋 케네디의 스타일을 확인해보길. 머리카락 한 올도 얼굴을 가리지 않은 깔끔하고 모던한 룩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