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윅스테드 브랜드
에밀리아 윅스테드

에밀리아 윅스테드라는 레이블이 낯선 이들에게 브랜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깔끔하고 구조적인 실루엣, 정교한 커팅, 섬세하게 조합한 컬러 팔레트를 기반으로 한 런던 베이스 레이블이다. 뉴질랜드에서 비스포크 여성복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어머니와 함께 일하며 어릴 적부터 패션을 꿈꾸었고,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후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프로엔자 스쿨러 등 다양한 패션 하우스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1년 런던 패션위크를 통해 데뷔했는데, 다행히 결과가 성공적이었다. 꽃잎을 연상시키는 컬러와 여릿한 실루엣의 조합으로 주목받은 때문일까? 이때부터 로맨틱이란 수식어가 생긴 것 같다.

브랜드 설립 당시와 현재를 비교할 때, 에밀리아 윅스테드가 고수하는 점과 달라진 점이 각각 무엇인지 궁금하다. 가장 큰 변화는 ‘팀’인 것 같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엔 나와 3명의 팀원이 합심해 단출하게 출발했는데 현재는 50여 명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급격히 성장한 규모와 달리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디자인이 추구하는 방향은 한결같다. 물론, 이전과 비교할 때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는 측면에선 참 감사하다.

매번 컬렉션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옷을 입는 여성’에게서 영감을 받는다.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 곰곰이 생각한다. 그녀가 이 옷을 입고 어디로 갈지, 혹은 누구를 만날지를 상상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면 그 여인이 입은 옷의 색이나 실루엣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구체적으로 디자인하기 전 상상하는 이 단계가 가장 중요한 셈이다.

개인적으로 에밀리아 윅스테드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아이디어의 원천이 궁금하다. 맞다. 대부분 레트로풍의 로맨틱한 느낌을 떠올리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추구하는 컬렉션은 현대적인 면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의 여인들을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리지만 이를 현대적인 방향으로 재해석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궁극적으로 패션으로 여성들의 자신감을 북돋우고 싶다.

2019 F/W 시즌 컬렉션의 컨셉트는 무엇인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 3부작과 극 중 알 파치노의 딸로 나온 소피아 코폴라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를 통해 여성스러운 테일러링에 남성적인 모티프가 조화를 이루는 컬렉션을 만들었다. 유행에 얽매이지 않되 삶의 감동적인 순간에 꼭 어울릴 클래식 룩을 디자인하고 싶었는데 성공한 것 같다. 무엇보다 완벽한 재단이 어떤 방식으로든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F/W 시즌 컬렉션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룩을 한 가지 꼽는다면? 초콜릿 브라운 컬러 수트. 할아버지가 실제로 입을 법한 오버사이즈 더블 재킷이 불러오는 노스탤지어에 매료됐고, 이 완벽한 수트와 영화 <대부>에 등장하는 신부의 순결한 이미지를 어떻게 조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 룩은 <대부>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권력과 전통을 여성의 옷에 어떠한 방식으로 녹일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며 결과물이다.

평상시 패션 스타일이 궁금하다. 똑 떨어지는 실루엣의 시가렛 팬츠에 낙낙한 티셔츠나 터틀넥을 즐겨 입는다.

유독 매치스패션과 다채로운 협업을 진행하는 것 같다. 최근 론칭한 캡슐 컬렉션에 대해 설명해주기 바란다. 맞다. 사실 매치스패션은 우리 제품을 최초로 바잉한 업체라 의미가 깊다. 호주 쿠치 비치에서 첫 번째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엔 홀리데이 캡슐 컬렉션을 론칭했다. 유럽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너무나 아름다웠던 여름밤에서 영감을 얻은 라인으로 총 네 가지로 변주한 보트 모티프가 특징이다. 이 위트 넘치는 프린트들은 모두 내가 손으로 직접 그렸다는 사실! 도시나 해변 어디에서든 어울릴 테니 많이 사랑해주기 바란다. 아, 곧 선보일 2020 S/S 시즌 런던 패션위크도 열심히 준비 중이니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