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RIK VIBSKOV
이번에도 변함없이 헨릭 빕스코브의 폭발적인 예술성을 목격할 수 있었다. 디자이너는 코펜하겐 중심가에서 불타오르는 오토바이를 본 후 불에 빠져들었고 집요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무대장치를 배경으로 모습을 드러낸 룩에는 분명 불의 이미지가 담겨 있었다. 녹거나 타는 모습을 표현한 유기적인 실루엣과 타이다잉 프린트, 태양을 형상화한 패턴 그리고 목가적인 룩은 보는 순간 디자이너가 자연에 표하는 진중한 경의가 느껴졌다. 이뿐 아니다. 런웨이에 등장한 룩의 75%를 지속가능한 소재로 제작했다니, 컬렉션을 감상하며 디자이너의 탄탄한 철학을 느껴보길.
HELMSTEDT
코펜하겐 광장 중앙에 지점토의 일종인 파피에 마세로 만든 거대한 분홍빛 하트 모양 구조물과 건초 더미가 자리 잡았다. 순식간에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둔갑한 이곳에서 헬름슈테트는 ‘사랑과 감정’을 테마로 디자인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자연스러운 수채화 프린트,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컬러, 크로그 스타일의 짚신, 모델들의 머리 위에 내려앉은 비둘기 모티프가 조화를 이뤄 마치 디자이너의 초대로 ‘꿈 동산’을 거니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디자인 팀이 직접 만든 구조물은 쇼가 끝난 후 여러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헬름슈테트의 다정한 핑크빛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 쇼.
REMAIN BIRGER CHRISTENSEN
리메인 비르게르 크리스텐센은 토르발센 박물관 마당에 거울 무대를 설치했다. 고전적인 건물과 모던한 무대의 대조와 조화는 196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이자 배우 프랑수아즈 아르디에게서 포착한 영감의 발로다. 그녀의 스타일에서 착안해 딱 떨어지는 실루엣과 과감한 컬러 매치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아이템을 제안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아이템의 일부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디)비전((di)vision)과 협업해 재고를 활용했으며, 세트에 사용한 거울은 모두 예술가들이 재사용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SOULLAND
소울랜드는 도심에 위치한 건물 옥상에서 새 컬렉션을 소개했다. 이번에도 쿨한 취향을 주입한 애슬레저 룩을 기반으로 컬렉션을 구성했다.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스타일의 폭을 한층 확장했으며, 캐주얼한 아이템과 포멀한 룩을 적절한 비율로 제안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시선을 강탈한 건? 중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리닝과 협업한 스니커즈, ‘프리 인터 포스트(Pre–Inter–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