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ØGGER

공교롭게도 브뢰게르의 이번 컬렉션은 브뢰게르에게서 시작됐다. 수산네 브뢰게르의 에세이, <Deliver us from love>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기 때문이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로도 알려진 수산네 브뢰게르의 성에 대한 시각은 이번 컬렉션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성별의 경계를 거침없이 허물었는데 셔츠를 해체해 재조합한 드레스나 극도로 풍성한 실루엣의 드레스를 입은 남자 모델이 그 증거다. 벌판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모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이토록 아름다운 옷을 여자와 남자의 것으로 나누는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행위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CUSTOMMADE

커스텀메이드 컬렉션엔 언제나 로맨스가 넘쳐흐른다. 딱딱한 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풍성한 실루엣, 사랑스러운 색감과 플라워 패턴으로 동시대 숙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으니 말이다. 식물을 닮은 초록, 꽃망울이 떠오르는 푸크시아 핑크, 따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옐로까지 자연스러운 컬러 팔레트로 즐거움과 활기를 더하고 싶었다는 게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고풍스러운 저택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상을 통해 새 시즌에도 변함없는 감성을 공고히 했다.

 

STINE GOYA

디자이너 스티네 고야는 새롭게 단장한 오피스, ‘House of Goya’로 모두를 초대했다. 물론 디지털 세상에서 말이다. 사랑스러운 파스텔컬러 공간에서 영화배우 아멜리아 호이,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 스티네 고야의 직원들이 자유롭게 각자의 일을 하다 다 같이 한곳에 모여 경쾌한 안무를 펼치며 영상이 마무리된다. 디자이너는 놀이와 실험, 컬러, 로컬 커뮤니티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예술적인 색감과 패턴을 컬렉션에 풍부하게 녹여 넣었다. 그 결과 스티네 고야가 품고 있는 화합의 메시지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강렬하게 전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