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컬렉션을 소개해주기 바란다. 여성복을 통해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요소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번 컬렉션은 몽클레르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온 협업 라인 중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아이템을 선별해 보완한 마스터피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여성 컬렉션에는 남성인 나의 관점은 물론이고, 빈티지와 밀리터리 같은 프래그먼트의 기본적인 컨셉트를 더했다. 그간 남성복인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컬렉션의 작은 사이즈 옷을 입는 여성이 많았다. 그만큼 여성 컬렉션을 기다린 팬이 많다는 뜻이다.
성별을 뛰어넘어 본인의 컬렉션에 늘 추종자가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 역시 젠더리스 스타일을 좋아한다. 오래전부터 여성 컬렉션 가운데 노르딕 패턴 니트 스웨터처럼 사이즈가 큰 옷을 즐겨 입었다. 이런 취향이 내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후지와라 히로시가 만든 여성복은 기존 옷과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이번 컬렉션은 여성 디자이너들이 여성적인 관점으로 만드는 옷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우선 성별의 경계 없이 자유롭다. 이 옷을 입는 고객들이 성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스타일링을 했으면 좋겠다. 패션은 언제나 즐겁고 자유로워야 하니까. 자신만의 스타일을 즐기고, 기존 아이템과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을 거침없이 매치하길 바란다.
재킷의 등에 시즌 슬로건인 ‘World Of Moncler(몽클레르의 세계)’라는 문구를 새겼다. 본인이 생각하는 ‘WOM’의 정의는 뭔가? W와 M은 서로 거꾸로 뒤집은 형태로, 결국 서로 형태가 같다. 이는 브랜드가 지닌 역사와 수준 높은 기술력, 고급 원단, 소통 방식 등 다양한 면모가 기반이 되어 몽클레르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도 모든 제품에서 동일한 고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몽클레르의 세계는 여타 패션 브랜드와 구별되는 몽클레르 고유의 독창적 매력과 힘을 뜻하고, 나 역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컬렉션을 준비한다.
2018년부터 몽클레르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여러 시즌에 걸쳐 협업하는 비결이 무언가? 상대와 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몽클레르와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되, 감성을 통일하기 위해 과하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생각이 모여 이전에 본 적 없는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감사하게도 몽클레르의 디자인팀은 무척 과감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급변하는 시대다. 패션계의 미래를 예측한다면? 항상 많은 사람이 좇는 ‘유행’은 있을 테지만, 본인의 스타일을 특정 주류나 유행에 끼워 맞추려고 한다면 그리운 ‘옛날 패션’에서 그랬던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패션 자체가 개개인의 스타일, 비전, 사고방식 등을 대변하는 좋은 도구다. 하나의 트렌드가 유행하기보다는 개성을 살리는 것을 중요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컬렉션 중 평상시에 가장 자주 입거나 사용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매 시즌 선보이는 체스터 코트를 즐겨 입는다. 이번 시즌에 선보일 ‘세르탄’ 코트 역시 데일리 룩으로 잘 활용할 것 같다.
최근 무슨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늘 노트북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음악을 만들거나 옷을 디자인하고, 넷플릭스를 보는 등 뭐든 할 수 있다. 내 현재 삶에서 유일한 단점은 침대에 누워 노트북을 사용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