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3월 4일부터 27일까지 몰입형 멀티미디어 전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을 진행합니다.
이번 전시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선보인
지난 6년간의 캠페인을 멀티미디어로 재해석해
그의 자유롭고 대담한, 포용적인 철학을 반영했습니다.
다양한 테마 공간이 서로 연결된 형태로
13개의 방을 통해 구찌 캠페인을 현실로 구현해냈습니다.
전시 큐레이터를 맡은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렇게 말합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함께 한
지난 6년 간의 여정에 사람들을 초대해
상상과 이야기의 세계를 걸으며
예상치 못한 반짝이는 순간들을
함께 넘나드는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내 상상으로의 여정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캠페인처럼
감정의 놀이터를 만들었다”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
전시 개최를 기념하며 디지털 컨퍼런스를 통해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더욱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INTERVIEW
Q. 한국에서 전시를 개최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요?
A. 먼저 한국에서 이 컨퍼런스를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마음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저의 여러 가지 경험과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탈리아와 한국은 거리가 멀지만 이런 창의적인 일에 있어서는 매우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을 통해 저와 여러분들이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것이 하나의 종착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선물이니, 부디 즐겨 주시길 바랍니다.
Q.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 전시를 처음 선보인 것은 작년 6월 이태리 피렌체였죠. 2021년은 ‘구찌 100주년의 해’이기도 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구찌와 함께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A. 무엇보다 행복합니다. 구찌는 저에게 가족이나 마찬가지예요. 이곳에서 일한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것입니다. 제가 구찌와 동행한 수년 동안 함께 일해온 분들이야말로 구찌의 뿌리라고 할 수 있죠. 구찌와 함께 걸어온 7년, 그리고 앞으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굉장히 아름다운 일이며 항상 저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100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지금도 구찌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곳이자 우리 삶의 한 부분입니다.
Q. 이번 전시 명이기도 한 ‘아키타이프’는 사전적으로 그 자체로 결코 재현될 수 없는 본래의 형태, 절대적 전형을 뜻하죠. 당신이 생각하는 아키타이프는 무엇이며 이를 전시명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상당히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키타이프’라는 단어는 제 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죠. 브랜드의 비주얼적인 부분을 탐구하고 작업하는 동안 굉장히 다양한 이미지들을 접하며 미학적인 여행을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경험하고 상상하는 과정 속에서 흡수한 이미지, 영화, 의상, 삶 등 이 모든 것이 근원이 되어 브랜드의 잠재의식 속에 나타납니다. 이러한 의미들을 모았을 때 ‘아키타이프’라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죠. 이번 전시를 옷에만 국한하기보다 집합적인 이미지를 담아 여러분에게 다감각적인 세계를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Q. 이번 전시의 키 비주얼로 ‘눈’을 사용했습니다. 의도한 바가 있나요?
A. 고대부터 눈을 통해 많은 것을 표현했죠. 눈은 우리 신체에서 이미지를 보고, 기억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이처럼 눈은 상징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전시를 통해 우리가 보는 것들을 녹여낸 ‘마법의 눈’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Q.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시대적인 내러티브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6-70년대 공상 과학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구찌 앤 비욘드’ 룸부터 쾌락주의와 잉여의 황금기였던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컴 애즈 유 아’ 룸,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담은 ‘구찌 고딕’ 룸처럼 말이죠. 이러한 내러티브를 반영하게 된 영감의 원천이 궁금합니다.
A. 제 영감의 원천은 모든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 실험, 상상, 대중문화, 예술 등 많은 것이 필요하죠. 패션이라는 것 또한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종합한 것입니다. 하나의 요소만 가지고는 이 일을 할 수가 없죠. 이미 존재했던 내러티브로 새로운 내러티브를 생산하고자 했습니다. 무엇보다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고 패션쇼나 캠페인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선보이고자 합니다.
Q.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를 어떻게 해석하길 바라나요?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전시를 해석하는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기에 꼭 하나의 해석을 내놓기는 힘들지만, 13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전시 공간 중 개인적인 견해로 ‘구찌 콜렉터스’ 룸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많은 것들을 한 번에 모아 볼 수 있는 방이죠. 어떻게 보면 너무 많은 것들이 모여 있어 특정한 하나를 나타낸다기에 모호한 느낌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게 마음에 듭니다. ‘구찌 앤 비욘드’ 룸의 작은 모형이 모인 디오라마도 좋습니다. 우리가 광고 캠페인에 사용했던 의상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귀엽게 표현하는 과정이 즐거웠죠.
Q. 당신에게 공간의 의미는 무엇이며 공간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A. 저에게 공간이란 아름다움을 하나로 모으는 곳입니다. 공간은 사물과 사물 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즉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과의 관계성이 드러나는 곳이죠. ‘집’이 어떤 재료들을 사용해 지은 건물이라면 그 안에 존재하는 것들은 우리가 ‘배치’하는대로 구성되죠. 이렇게 공간은 상상 속에 존재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Q. 100주년이 지나고 구찌의 새로운 첫해를 맞았습니다. 앞으로 구찌는 어떤 모습일까요?
A. 구찌의 미래는 전적으로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구찌는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다 생각하지만 지금 막 탄생했다고 생각하면 아직 존속해야 할 시간이 더 길죠. 그렇기에 영원히 젊음을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첫 컬렉션 론칭 때 ‘우리는 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꿈은 무엇인가요?
A. 저는 항상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저에게 꿈이란 ‘새로운 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상을 할 수 있고, 상상을 한다는 것은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꿈이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닙니다.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죠. 꿈을 꾸는 것은 무언가를 경작하는 것과 같아요. 저는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보는 것, 만나는 것, 모든 것에 관심을 가져요. 저는 꿈꾸는 것을 꿈꿉니다.
Q. 과거와 현재, 또는 시즌이나 성별 등에 구애 받지 않고 나아가는 당신의 용기의 원천이 궁금합니다.
A. 비법을 말씀드리자면 ‘열정’이 저의 원동력입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견딜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죠. 때로는 자신이 하는 일을 믿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가지는 열정이 우리의 삶을 이끌어 줄 것입니다. 정해진 레시피는 없어요.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일을 일로써 접근하기보다는, 여러분의 애인이라고 대해주세요.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가 중요합니다. 열정을 심으세요. 이룰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