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에는 규칙이 있다. 커다란 테마 하나가 패션계를 휩쓸면 작은 테마들 이 꼬리를 물듯 파생되며 모체 테마 의 영향력에 힘을 보탠다는 것. 로라이즈의 유행 역시 이런 탄생 과정을 거쳤다. 미니멀-퓨처리즘-레트로 사 이클로 순환하는 유행의 생태계에 불 현듯 등장한 Y2K를 보필할 의무를 지고서 말이다.
이런 흐름을 증명하듯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로라이즈 실루엣에 전형 적인 Y2K 스타일을 녹여냈다. 카고 팬츠와 골반 부분이 깊게 파인 재킷을 함께 스타일링한 발망, 실키한 핑크 패브릭으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전성기 무대 의상을 떠올리게 한 블루 마린, 추억의 허리 체인과 보디수트로 세기말 룩을 완벽히 재현한 미쏘니가 대표적이다. 반면 로라이즈 트렌드의 주역인 미우미우는 벨트와 셔츠처럼 고전적인 아이템을 활용하며 독자 노선을 걸었지만, 아랫배 노출이라는 공 통분모를 사수하고 브리프, 미니스커트, 브라톱 등을 매치해 Y2K 뉘앙스를 살렸다.
그러나 이토록 과감한 스타일을 일상에서 소화하기는 어려울 터. 이럴 때는 긴 톱으로 노출을 최소화한 스텔라 매카트니와 재킷을 덧입어 부담을 덜어낸 디올의 컬렉션 룩을 참고하길. 무작정 유행을 따르기보다 삶의 방식과 환경에 맞게 조율할 줄 아는 영민한 태도가 몇배는 더 쿨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