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킴 MINJUKIM
2022 S/S ‘BARI’ 컬렉션에 이어 민주킴의 동화는 계속된다. ‘바리’는 한국 전래동화의 등장인물로 죽어가는 부모를 살리기 위해 저승에서 생명의 꽃을 찾아오는 소녀의 이야기다. 2022 F/W ‘BARI’ 컬렉션에는 저승을 여행하는 그의 험난한 여정과 용기가 담겨 있다. 동화적 요소를 현실적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디자이너 김민주는 고요하고 쓸쓸한 저승의 풍경을 담은 원단을 제작했고, 꽃 그림자와 안갯속에서 조각조각 날아가는 꽃잎을 프린트로 표현했다. 한편 바리의 여행을 컨셉트로 한 옷은 고전적이기보다 캐주얼하며, 전통 리본을 재해석한 액세서리를 더해 민주킴 특유의 로맨틱 판타지를 보여줬다.
푸시버튼 PUSH BUTTON
평범한 일상이 특별해진 팬데믹 상황에서 푸시버튼의 디자이너 박승건은 진심을 담아 묵묵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몰두했다. 브랜드 특유의 재기 발랄하고 독창적인 분위기는 F/W 시즌에도 유감없이 빛을 발했다. 코로나19로 바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컬렉션은 오버사이즈 베스트, 라이닝 레깅스, 패딩 등 활동적이고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구성했다. 스포티한 안경과 볼드한 이어링, 스카프, 장갑 등 상반된 아이템을 믹스 매치하는 세련된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푸시버튼만의 매력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비욘드 클로젯 BEYOND CLOSET
“우리 곁에 존재하는 익숙한 대상을 제3의 눈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장르를 발견하고 신선한 자극을 받길 바랍니다.” 3년 만의 오프라인 쇼에 참가한 디자이너 고태용은 또 한 번 비욘드 클로젯 2022 F/W 컬렉션을 완성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클래식, 밀리터리, 스트리트 같은 장르를 낯선 시선으로 조명해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시킨 이번 컬렉션은 어느 때보다 다채롭다. 1990년대 파리지앵이 떠오르는 베레모와 위트 넘치는 패치워크, 클래식 수트의 상반된 만남은 새로운 룩의 탄생을 알리며 비욘드 클로젯이 그리는 컨템퍼러리 아트를 보여줬다.
비뮈에트 BMUET(TE)
규칙과 제한을 따르지 않는 반항적 애티튜드를 우아함으로 승화한 비뮈에트. 2022 F/W에는 한층 더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부르주아의 표현(Bourgeois Gesture)’이라는 이번 시즌 컨셉트는 디자이너 듀오 서병문과 엄지나를 사로잡은 19세기 부르주아 양식에서 출발한다. 19세기 유럽 문화에서 유행한 과감한 장식의 아르누보와 19세기 유럽의 교복 디테일을 컬렉션에 반영했다. 구조적 재킷과 플로럴 프린트 블라우스, 테일러드 유니폼, 펑키한 메리제인 힐까지 드라마틱한 실루엣으로 동시대적 스타일을 선보이며 새로운 부르주아 양식의 귀환을 알렸다.
본봄 BONBOM
3년 만에 부활한 서울패션위크의 오프닝은 센슈얼한 룩을 선보이는 본봄이 장식했다. 디자이너 조본봄은 1930년대 미국 하위문화의 반항 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주트 수트(Zoot suit)’와 1970년대 일본 여성 비행 청소년을 일컫는 ‘스케반’ 문화에 매료되어 거칠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컬렉션을 완성했다. 특히 강인한 전사와 학생의 모습을 모두 담은 의상은 대담하고 펑키하기 이를 데 없다. 여기에 해외 컬렉션에서 활약한 톱 모델 배윤영, 조앤, 수민이 런웨이에 등장해 본봄의 바이커 쿠튀르 룩의 존재감을 한층 더 부각시켰다.
막시제이 MAXXIJ
‘옷을 입는 행위 자체가 예술이다’라는 모토로 전개하는 브랜드 막시제이의 새 시즌 컬렉션은 추상적 미감을 기반으로 구상했다. 디자이너 이재형은 특유의 시각으로 기존 옷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구조를 만들며 생경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그는 이질적인 사물을 조합하고 비틀며 전에 없던 정교한 아방가르드 룩을 선보였다. 서로 엉키고 꼬이며 연결된 패딩 코트는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고 컬러 블록과 시각, 촉각에 자극을 주는 소재를 믹스해 현대적 미감을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잉크 EENK
잉크는 맨즈 웨어의 견고한 테일러링과 빈티지 패턴, 모던한 실루엣으로 매혹적인 여성을 표현하며 파리 패션위크 런웨이를 장식했다. 파리 패션위크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잉크의 이번 시즌 테마는 1980년대 패션 매거진 룩에서 영감 받은 ‘V for Vintage’. 포스트모더니즘을 바탕으로 1980년대 스타일을 브랜드 고유의 빈티지 무드로 재해석했다. 체인 프린트와 주얼 버튼, 체인 장식으로 1980년대 특유의 글래머러스한 무드를 구현했으며, 부드러운 컬러 수트로 앤드로지너스 룩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렉토 RECTO
현대적 실루엣과 예술적 디테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매 시즌 세련된 컬렉션을 소개하는 렉토가 동시대 여성들을 위한 옷장을 공개했다. 디자이너 정지연은 2022 F/W 시즌에 ‘Dolly Birds 60’s’라는 컨셉트로 실용성과 예술성이 공존하는 룩을 대거 선보였다. 컬렉션 피스들은 1960년대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 트위기와 진 쉬림튼 등이 사랑한 모즈 룩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오버사이즈 수트와 아찔한 크롭트 톱, 유려한 곡선의 드레스 등 직선과 곡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옷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