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파리는 춥고 습하다. 해가 숨은 계절이지만 먼발치에서도 유난히 환하던 구찌의 방돔 광장 부티크를 찾았다. 2019년 처음 선보인 구찌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호르투스 델리키아룸(Hortus Deliciarum)’은 처음 등장한 때부터 지금까지 매번 놀라움을 불러일으킨다. 커다란 프레셔스 스톤, 정교하고 세밀한 세공 등으로 언제나 다른 브랜드에서 쉬 따라 할 수 없는 과감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2023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기간에 공개한 호르투스 델리키아룸의 익스클루시브 셀렉션은 그 모든 것이 배가 됐다. 화이트 골드에 4캐럿의 옐로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타이거 헤드 모티프 브레이슬릿, 9캐럿의 하트 컷 블루 트루말린을 세팅한 솔리테어 링, 35.9캐럿의 만다린 가닛과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네크리스 등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파리의 모든 빛이 이 공간에 갇힌 듯했다. 라틴어로 ‘환희의 정원’이라는 뜻을 가진 호르투스 델리키아룸이 늘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빛’이다. 이번 셀렉션에서는 프리즘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다채로운 빛의 색상을 포착했다. 1백여 시간의 세공을 거친 38.8캐럿의 그린 투르말린과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옐로 골드 멀티 핑거 링, 옐로 골드에 가닛과 루벨라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커프 이어링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외에도 은하계를 가둬놓은 듯한 카보숑 컷 스피넬, 오로라처럼 빛나는 오팔과 같은 희귀한 스톤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폭포의 물줄기를 표현한 다이아몬드 네크리스와 이어링, 35.9캐럿의 만다린 가닛과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를 조합해 막 피어난 꽃을 형상화한 네크리스 역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디자인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구찌 주얼리에 사용하는 모든 소재와 원석은 사회와 환경에 대한 책임을 존중하는 업체에서 구입한다는 사실이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그 정신을 지키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브랜드의 손길이 닿은 주얼리는 여러모로 놀라움과 환희를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