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플리스 체크 인’ 행사 켈리 룸

켈리 룸 ©Kyungsub Shin

가죽 스티칭 공정

가죽 스티칭(stitching) 공정 ©Chris Payne

 

지난 10월 24일과 25일 펼쳐진 에르메스 ‘플리스 체크 인(Please Check In)’ 행사는 브랜드의 전설적인 백의 세계로 떠나는 유쾌한 여정을 담았다. 체크인을 시작으로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백을 낳은 영감과 스토리를 담은 여덟 개의 방이 펼쳐졌다. 각각의 방은 백의 탄생을 지켜본 과거와 현재를 잇는 안내자이자 은유의 공간. 먼저 백을 태운 자동차 레이스가 사막에서 숨 가쁘게 펼쳐지는 볼리드(Bolide), 깃털처럼 가벼운 무게를 달나라로 연출한 플룸(Plume), 파리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장 루이 뒤마와 배우 제인 버킨이 우연히 만나며 탄생한 전설적인 백 스토리를 담은 버킨(Birkin)이라는 미장센은 매력적인 서사를 품은 에르메스를 각인하기에 충분했다.

 

잠금장치 펄링 공정

잠금장치 펄링(pearling) 공정 ©Chris Payne

가죽 재단 공정

가죽 재단 공정 ©Chris Payne

 

이어 회전목마 위 댄서들의 퍼포먼스가 빛나는 델라 카발레리아(Della Cavalleria), 놀라운 밴드 공연이 펼쳐지는 막시모르(Maximors), 배의 닻 체인 링크에서 모티프를 얻은 ‘룰리(Roulis), 1920년대 스트리트 댄스인 린디 홉에서 영감을 받은 린디(Lindy), 1930년대의 작은 영화관 컨셉트의 켈리(Kelly), 1970년대 파리의 클럽이 연상되는 콘스탄스(Constance) 등 독창적인 퍼포먼스와 생동감 있는 이야기가 역동적인 내러티브를 만들었다. 에르메스 백은 예술적 오브제에 가깝다. 백의 역사를 관통하며 흐르는 하우스의 노하우는 1백86년 동안 이어온 위대한 장인정신에서 비롯된다. 에르메스의 근간을 이루는 장인정신은 마구를 제작하던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에르메스만의 독창성을 정교하게 구축해온 원동력이다. 그리고 이는 에르메스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인본주의적 감성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에르메스만의 고집스러운 철학은 수작업이라는 정성을 들여 만든 우리의 모든 상품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생명을 부여받을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 창업자 티에리 에르메스의 말처럼 에르메스 백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발맞추되 독창적인 스타일로 진화해왔다.

 

가죽 원단 선별 공정

가죽 원단 선별 공정 ©Chris Payne

에르메스 ‘플리스 체크 인’ 행사 볼리드 룸

볼리드 룸 ©Kyungsub Shin

에르메스 ‘플리스 체크 인’ 행사 델라 카발레리아&막시모르 룸

델라 카발레리아&막시모르 룸 ©Kyungsub Shin

 

에르메스는 언제나 가죽을 ‘메띠에(m tiers)’의 중심에 두었다.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만져보게 되는 가죽이 지닌 독창성은 다양한 형태, 질감, 색상, 피니싱에서 비롯되고, 이 과정을 거쳐 시간이 지날수록 멋을 더하는 가죽의 비밀은 장인의 섬세한 수작업에 있다. 프랑스 전역에 자리한 20여 개 공방에서 4천여 명의 장인이 제작에 참여한다. 생가죽은 장인의 까다로운 선별 과정과 협업을 거쳐 다양한 색과 질감을 입는다. 가방이 될 준비를 마친 가죽은 전통 기술을 전수받은 다양한 장인의 손을 거쳐 재단, 스티칭, 광택 내기, 인두기를 이용한 크리징 작업 등을 거쳐 마침내 백으로 완성된다. 최고의 가죽이 빚어낸 건축적 형태, 안과 겉이 똑같은 스티치, 세심한 곡선이 돋보이는 손잡이, 여닫는 소리마저 완벽한 잠금장치, 가방 안쪽으로 손을 넣었을 때 전해지는 부드러운 안감까지 에르메스 백은 단연코 가방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