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늠할 수 없는 영감과 무수한 볼거리를 제공한 2024 F/W 맨즈 & 오트 쿠튀르 패션위크.
이 패션 축제에서 마리끌레르 에디터들이 경험한 지극히 사적이거나 특별했던 순간들.

밀라노 가정식의 정석 ‘맛잘알’ 브랜드 담당자와 함께 찾은 브레라 지역의 한 식당에서 밀라노 가정식을 제대로 맛봤다. 후추와 치즈의 조합이 완벽한 카초 에 페페(Cacio e Pepe), 바삭한 식감이 매력적인 밀라노식 돈가스 코톨레타 알라 밀라네세(Cotoletta alla Milanese), 토핑으로 얹은 단단한 쿠키를 부숴 함께 떠먹는 디저트 차바이오네(Zabaione)까지. 누군가 밀라노가 어떤 곳인지를 묻는다면 이곳으로 안내하고 싶다.

김 마리 만두 지혜 만두에 애정이 깊은 에디터에게 친한 지인이 붙여준 별명이다. 미들 네임에 붙이고 싶을 만큼만두를 좋아하는데, 이번 출장에서도 적지 않게 맛봤다. 장염에 걸려 3일간 금식한 뒤에 처음 먹은 홍콩식 물만두부터 길면서도 짧은 일정 중 두 번이나 찾은 일식당에서 맛본 교자까지. 역시 만두 최고!

유럽 포토 부스 쇼장 근처에 위치한 문화센터 베이스 밀라노(BASE Milano)에서 포토 부스를 발견했다. 사진을 찍고 보니 신식(?)인 기계 덕에 아날로그 감성 1g도 없는 말끔한 사진이 나왔다. 당시에는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섰는데, 지나고 보니 그 또한 추억이 됐다.

순백의 무대 밀라노 맨즈 패션위크 기간 중 스페셜 런웨이를 펼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웨(K-Way). 이탈리아 비주얼 아티스트 안나 프란체스키니(Anna Franceschini)의 전위적인 설치 작품이 놓인 하얀 무대 위로 까웨의 하이엔드 라인인 ‘R&D’ 2024 F/W 컬렉션이 등장했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담은 ‘레인 웨어’를 비롯해 기하학적 형태의 신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쇼 직전까지 고군분투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탈리아 장인들의 한 땀 한 땀 토즈는 이번 시즌 남성 컬렉션을 통해 소재에 대한 집요한 연구 결과와 하우스의 장인정신에 뿌리를 둔 노하우를 담은 ‘패쉬미(Pashmy)’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선형적인 라인이 돋보이는 패쉬미 보머와 다양한 소재로 새롭게 변주한 윈터 고미노(W.G) 부츠 등을 공개했다.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하우스의 장인들이 직접 선보인 메이킹 퍼포먼스.

나는 그의 달링 돌체앤가바나 쇼에 가기 전, 설레는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DPR 이안을 직접 만나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처음 빠져든 것은 2021 미국 페스티벌 ‘HITC’ 무대 영상을 보고 난 후였다. 끼를 폭발적으로 발산하는 그를 보고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인간 돌체앤가바나로 현현한 DPR 이안과 짧은 인터뷰 후 마이크를 넘겨받은 순간, 그가 건넨 “생큐, 달링” 한 마디에 정신이 혼미했다. 세상에 다시 없을 스위트한 한 마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