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W 파리 패션위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그 열기의 중심에는 단연 블랙핑크가 있었는데요. 루이 비통, 샤넬, 디올, 생 로랑까지. 세계 최고의 럭셔리 하우스들이 앞다투어 모신 블랙핑크. 단순한 셀럽을 넘어 브랜드를 대변하는 진정한 뮤즈로서의 위엄을 과시했죠. 리사, 제니, 지수, 로제의 4인 4색 패션 모멘트를 소개합니다.

리사

@lalalalisa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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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 속 르네상스 여전사로 강림하다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이끄는 루이 비통의 2026 가을/겨울 컬렉션은 초자연(Super Nature)을 탐구했습니다. 목동의 옷, 광물, 식물 섬유가 하이 테크놀로지와 만나 재탄생한 이 신비로운 런웨이에 가장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뮤즈는 바로 리사였는데요. 쇼장에 등장한 리사는 마치 SF 영화 속 르네상스 여전사 같은 오묘하고도 압도적인 오라를 뿜어냈죠. 그의 선택은 셔링이 잔뜩 잡힌 볼륨감 있는 소매와 구조적인 파워 숄더가 돋보이는 톱이었습니다. 여기에 시크한 가죽 팬츠와 투박한 블랙 부츠를 매치해 강인한 여전사의 면모를 동시에 드러냈죠. 부드러운 소재감의 톱과 거친 가죽의 대비는 리사 특유의 이중적인 매력을 극대화했습니다. 특히 신의 한 수는 그의 헤어스타일. 로맨틱한 웨이브를 넣은 반묶음 헤어는 자칫 너무 강해 보일 수 있는 룩에 우아한 터치를 더하며 완벽한 밸런스를 완성했는데요. 리사는 이번 쇼를 통해 루이 비통이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이고도 장인 정신이 깃든 하이퍼 크래프트 세계관을 몸소 증명해 보였습니다.

제니

@jennierubyjane
@jennierubyjane

파격적인 룩으로 드러낸 시크한 관능미

그랑 팔레에서 펼쳐진 샤넬 쇼는 과거의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비틀며 새로운 샤넬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허리 라인을 한껏 떨어트린 드레스와 트위드 슈트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유독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과감한 샤넬룩을 보여준 제니였습니다. 그는 이번 컬렉션을 위해 속이 훤히 비치는 파격적인 셋업을 선택했는데요. 비즈와 다양한 참들을 격자무늬 구조로 정교하게 연결해 실루엣을 완성한 이 투피스는 제니의 자신감 넘치는 애티튜드와 만나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그는 화려한 격자무늬 속에 블랙 언더웨어를 시크하게 레이어링 해 과감하면서도 절제된 관능미를 선보였죠. 자칫 과해 보일 수 있는 룩이었지만 깔끔하게 업스타일로 빗어 넘긴 헤어로 세련된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퇴장할 때는 레드 컬러의 강렬한 악어 무늬 가죽 재킷과 가방을 세트로 매치해 와일드하고 힙한 반전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제니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낸 아이코닉한 샤넬룩이었습니다.

지수

@sooyaaa__
@sooyaaa__

튈르리 정원에 내려앉은 블랙 스완

조나단 앤더슨이 디올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여성복 컬렉션은 공원을 산책하는 행위를 런웨이 퍼포먼스로 재해석했습니다. 초록색 공원 의자 모양의 초대장으로 이미 한차례 예고된 이번 쇼에서 지수는 튈르리 정원을 거니는 가장 우아한 파리 여성의 모습을 디올식으로 구현해 냈습니다. 쇼장에 들어선 지수는 블랙 드레스에 화이트 레이디 디올 백을 매치하여 단아하면서도 고혹적인 무드의 정석을 보여주었는데요. 그가 착용한 드레스는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디올 하우스의 하이엔드 테크닉이 집약된 제품이었습니다. 야리야리한 블랙 시스루 소재로 이루어진 이 드레스는 풍성한 헴라인이 특징으로 지수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람에 밑단이 휘날리며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주었죠. 화이트 백과의 미니멀한 대비는 그의 깨끗한 이미지를 더욱 부각했습니다. 

로제

@roses_are_rosie
@roses_are_rosie

생 로랑의 밤 그리고 고혹적인 장밋빛 미니멀리즘

안토니 바카렐로는 이번 쇼의 테마를 ‘야행적 우아함(Nocturnal Elegance)’이라 밝혔습니다. 파리 패션위크의 두 번째 날 밤, 로제는 이 테마에 가장 부합하는 고혹적이고도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했는데요. 1960년대 이브 생로랑의 남성용 턱시도를 재해석한 파워 숄더 슈트와 흘러내리는 듯한 헤비 퍼 코트가 가득한 런웨이 속에서 로제는 고급스러운 그린 컬러의 미니 드레스로 차별화된 우아함을 선보였습니다. 짧은 기장의 드레스였지만 풍성한 퍼프소매 덕분에 품격을 잃지 않는 우아한 실루엣을 완성했죠. 오프숄더 디자인은 그의 가녀리면서도 아름다운 목선을 돋보이게 하며 관능적인 무드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시선을 사로잡은 건 그린 컬러라는 점입니다. 그의 시그니처인 금발 헤어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마치 밤바람에 흩날리는 신비로운 장미 잎사귀 같은 매혹적인 자태를 뽐냈죠. 생 로랑의 밤을 더욱 짙게 물들인 로제의 룩은 진정한 야행적 우아함이란 무엇인지 보여주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