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녀> 이주영  배우

지난해 영화 <야구소녀>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받은 이주영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은 소녀 ‘수인’을 연기했다.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도 여자 프로 야구선수가 없는 이 시대에, 불가능에 가까운 꿈을 꾸는 수인. 영화에서만큼은 수인이 꼭 프로 무대에 갈 수 있기를 바라며, 나아가 여성들이 부딪히는 사회적인 한계를 조금씩 깨어나가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처음에는 수인이 무모한 인물로 다가왔다. 30대를 목전에 둔 나도 현실의 벽을 깨부수고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조금씩 현실과 타협하게 된다. 20 대인 내가 10대인 수인을 바라보며 좀 더 쉬운 길을 찾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런데 수인이는 무모한 게 아니라 꿈이 확실한 거였다. 취미로 야구를 하고 싶거나 야구를 가르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프로 선수가 되고 싶은 것뿐이었다.” 영화 <꿈의 제인> <메기> <야구소녀>까지 10년 가까이 독립영화를 만들어온 이주영에게 독립영화 현장은 자유로움과 패기가 있는 곳이다. 관객 수로만 따지면 작은 팬덤일 수 있지만 그는 이 현장에서 배우로서는 물론이고 인간으로서도 많은 것을 얻었다.

<벌새> 김보라 감독

장편영화를 완성하기까지 잃고 싶지 않은 목표가 있었나?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는 것. 인간의 마음이 가진 지형을 알고 싶었다.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면 자신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타인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영화 속 은희라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음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면 아이의 엄마와 아빠, 오빠와 언니, 나아가주변 사람들도 이해되는 그림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어느 캐릭터도 악마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은희의 아빠와 오빠는 매우 가부장적인 인물이다. 그렇다고 나쁘기만 한 인물로 그리지 않았다. 가부장적인 면이 있지만 이들조차 여러 맥락과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더 많이 드러내고 싶었지만 러닝타임상 많이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하다못해 서울대를 가자고 외치는 선생님도 영화에서 소외되지 않고 한 인간으로 비치기를 바랐다. 영화를 만들 때 가장 하기 쉬운 실수가 주인공을 더 힘들어 보이게 하기 위해 주변에 나쁜 사람을 만드는 거다. 그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했다. 은희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그들만의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다. 은희를 괴롭히는 오빠도 나중에 엉엉 우는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윤찬영 배우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의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처음으로 1인 2역을 맡은 작품이자 10대 시절의 마지막 영화라 더 특별할 것 같아요. 지난해 1월부터 준비에 들어가서 봄까지 촬영한 작품인데, 돌이켜보면 그때가 처음으로 연기하는 재미에 빠져 있던 시기였어요.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한 것 같아요.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제 내면에만 집중하면서요. 그래서 제게는 1인 2역을 한 것보다 그때라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누구보다 결과물에 기대가 컸을 것 같아요. 지난해 첫 시사회 때 담임선생님이랑 반 친구들을 불렀거든요. 몇 명은 울기도 했고, 영화 속 청소년의 슬픔이나 아픔에 공감된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선생님은 당신이 처음 교사가 되려고 마음먹었던 때가 생각난다며 많은 것을 떠올리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좋았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었고요.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만족해요.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오정세 배우

21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배우상을 수상했다. 작품에서 삶이 고단한 인물을 연기했다열심히 사는 사람들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다. 굉장히 열심히 사는 사람이지만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단히 큰 걸 바라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만큼은 보상받아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속 외침 같은 걸 가진 인물이다. 굉장히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친구가 하나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 성실한 태도가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드는 친구다. 하지만 언젠가 그 건강한 성실함이 분명히 보상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마음으로 그 인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랐다. ‘열심히 살다 보면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보상받을 수있을 거야. 이 사회가 아직 이렇지만 쉽게 지치지 마라’ 하는 마음가짐으로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를 만났다. 누군가는 내가 독립영화나 단편영화에 출연하면 도움을 주기 위해 선택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냥 그 작품과 인물이 좋아서, 혹은 내가 부족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실험적인 연기도 가능하고. 어떤 작품이든 똑같이 배우의 연장선이자 교육의 장이다.

<거인> 최우식 배우

4, 5 전쯤 영화 <거인>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뒤로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배우로서 선택의 전환점이 작품이 있을 같다<거인>이 그렇다. <거인>의 ‘영재’를 연기한 후 작품을 선택할 기회가 생겼다. 배우로서 연기하고 싶은 작품의 기준도 좀 더 분명해지고. 김태용 감독님과 영화를 찍으며 <거인>이 내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때쯤엔 배우의 길을 계속 걸을지 확신이 없었고, 주변에 이 정도 해봤으면 됐으니 이제 딴 길을 생각해보자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거인>으로 상을 몇 개 받고 나서 지금 내가 맞게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을 받아서 좋은 게 아니라, 내가 가는 길에 확신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거인>을 하고 나서 많은 작품을 만났다. 봉준호 감독님을 비롯한 많은 감독님이 <거인>을 통해 최우식이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다. 작은 영화로 큰 주목을 받았으니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거인>이 배우라는 길에 대한 확신을 준 작품이라면, <마녀>는 도전할 용기를 준 작품이다. 지나온 모든 작품이 매번 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