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도 흥미롭다. 일단 미국 미주리주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거기에 에빙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그 카운티로 가는 길목, 그러니까 에빙 바깥(outside)에 빌보드(입간판) 세 개가 걸려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뭔가 코믹한 일이 벌어질 듯하지만 시작은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다. 딸아이가 살해당한 한 엄마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경찰이 범인을 잡지 못하고 헤매자 엄마 밀드레드(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직접 마을 입구의 입간판에 사건 관련 내용을 알리기 시작한다. 예컨대 이런 문구다. ‘아직도 범인을 잡지 못한 거야 윌러비 서장?’ 이는 윌러비 서장(우디 해럴슨)뿐 아니라 경찰 조직 전체, 나아가 공권력, 심지어 마을 사람들 모두의 반발을 사고 밀드레드는 이들과 일대 다수의 ‘전쟁’을 벌이게 된다. 욕설이 난무하고 폭력이 동원되기도 한다. 영화는 시종 위트와 풍자를 담아내며 블랙코미디의 감도를 잃지 않지만 이야기의 무게감도 유지해나간다. 미주리주는 켄터키주와 함께 미국의 오지에 속한다. 게다가 에빙이라는 이름 모를 동네까지 깊숙이 들어간다. 한마디로 시골 ‘깡촌’이라는 얘기다. 가장 미국적이면서 어쩌면 가장 보수적인 곳이다. 그건 도널드 트럼프가 가장 미국적인 것을 주창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가장 보수적이고 편협한 집단의 논리일 수 있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에빙=미국의 현재’를 암시하는 일종의 메타포인 셈이다. 물론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달리 보일 것이다.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주요 부문 상을 휩쓸었다.

 

🎥 2017 | 미국 | 드라마, 스릴러 | 115분
감독  마틴 맥도나
출연 프랜시스 맥도먼드, 우디 해럴슨, 샘 록웰
일시 2월 25일(일) 오후 6시 30분
장소 CGV청담씨네시티 서브팩 2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