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가죽 소재와 간결한 실루엣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패션 브랜드인 로에베는 1846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가죽 공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가죽 장갑을 전문적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죽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들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죠. 로에베가 성공의 길로 올라가기 시작했던 건 왕실 공식 납품 브랜드로 지정되면서인데요. 1905년, 스페인 왕실 공작부인이 로에베의 디자인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하며 스페인 사교계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알폰소 13세에 ‘왕실 공식 납품 브랜드’로 지정, 가죽 제품의 수작업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럭셔리 패션 하우스로서 명성을 쌓기 시작했죠. 이렇게 로에베는 스페인 고유의 감각과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탄탄한 기술력과 견고한 제품력은 갖췄지만 브랜드 정체성이 보이는 확실한 브랜딩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했던 로에베를 한순간 젊은 감각으로 교체한 이가 있죠. 바로 스튜어트베버스인데요, 세계적인 모델과 포토그래퍼가 협업한 비주얼은 고리타분했던 브랜드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탈바꿈하게 해주었죠. 뒤를 이어 로에베의 전성기를 찾아 준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이 등장합니다. 30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자신의 패션 브랜드 JW 앤더슨을 만들고, 운영해온 그에게 LVMH 그룹이 로에베의 수장으로 그를 임명한 거죠. 조나단 앤더슨은 로에베의 시작에 집중했습니다. 로베에가 시작되었던 곳에서 다른 브랜드들과의 차이점을 발견하고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로에베만의 특화된 부분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힘썼죠. 기존 운영되던 가죽 공방보다 규모를 2배로 늘렸고, 이 공방 안에서는 로에베 가죽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졌습니다.
로에베는 1988년, 창의성을 높여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시학, 댄스, 사진, 예술, 공예 분야의 유산을 보존하는 목표로 재단을 설립합니다. 스페인 문학에서 시학이 가장 주목받지 못하던 시기였던 1988년, 로에베 재단은 스페인 시학 분야의 예술적 창작을 촉진하고자 국제 상을 제정했습니다. 매년 최소 300편 이상의 미발표 작품에 상을 수여하고 33세 미만의 작가에게 젊은 시인 상을 수여하는가 하면 무용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데요. 무용수와 관객, 다른 예술 분야의 종사자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와 대화를 촉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돕고 있죠. 이처럼 로에베 재단은 예술과 디자인, 장인 정신에서 비롯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가 가진 윤리와 정신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는 로에베 재단은 2002년 스페인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인 순수 미술 공로상 금메달(Gold Medal for Merit in the Fine Arts)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로에베 재단은 예술과 디자인, 장인 정신에서 비롯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가 가진 윤리와 정신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구축해 나가고 있죠.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며 2002년 스페인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인 순수 미술 공로상 금메달(Gold Medal for Merit in the Fine Arts)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의 지휘 아래 2016년부터 매해마다 ‘로에베 재단 공예상 (LOEWE Foundation Craft Prize)’을 발표합니다. 이를 통해 현대 공예 작가들의 예술성과 함께 그들이 가진 기술력을 소개하고 있죠. 공예를 사랑하는 마음과 재능, 그리고 의지를 갖고 있는 공예인들을 기념하고 후원하고 있는데요, 이는 가죽 공방으로 시작한 로에베의 브랜드 뿌리에 경의를 표하고 지금도 공예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죠. 이처럼 아름답고 경의로운 공예품들은 2017년 스페인 마드리드 전시를 시작으로 2018년 영국 런던 디자인 박물관, 2019년 일본 소게츠 재단, 2021년 프랑스 파리 장식 미술관, 2023년 뉴욕 노구치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 및 미술관에서 전시가 열리며 공예 분야에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습니다.
소의 소장, 실, 잉크, 320 x 610 x 35 mm. 2019
이쯤 되면 로에베가 패션만 잘 하는 브랜드는 아니라는 걸 눈치채셨을까요? 2024년 로에베가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브랜드의 대형 전시를 개최했습니다. 로에베의 ‘크래프티드 월드(Crafted World)’는 브랜드의 역사와 수공예에 대한 헌신을 기념하며 로에베의 세계를 대중들에게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죠. 로에베의 수장 조나단 앤더슨이 직접 큐레이팅 한 이번 전시에서는 1846년 마드리드 가죽 공방에서 시작해 수많은 시간이 쌓여 세계적인 럭셔리 패션 하우스로 성장하기까지의 프로젝트를 비롯해 브랜드가 가진 상징적인 디자인들을 다양하게 소개해서 눈길을 끌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