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노는 피콜로 테아트로 디 밀라노(Piccolo Teatro di Milano)로 디지털 관객을 초대했다. 극장을 일시적으로나마 재개장하는 것은 일종의 펑크 행위와 같다는 하우스의 수장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의 말처럼, 진보적인 문화의 상징이었으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동안 닫혀 있던 이 공간을 다시 개방하는 일이 새 컬렉션이 지닌 도전적인 분위기나 희망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밀라노 주세페 베르디 교향악단의 연주와 싱어송라이터 코시마의 노래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꽃과 자연물에서 영감 받은 모티프들과 하우스 특유의 로맨티시즘, 곡선적인 디자인으로 마무리한 쇼피스가 연이어 등장했다. 고전적인 형태와 과감한 디테일, 희망적인 색감의 룩들은 장소가 가진 의미를 충실하게 따르며 드라마틱한 쇼의 대가로 불리는 피에르파올로의 감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