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IA WICKSTEAD

시간 날 때마다 영화를 본다는 영화 ‘덕후’ 에밀리아 윅스테드는 이번에도 영화를 주제로 삼았다. 그중에서도 할리우드 영화 산업에 한 획을 그은 미술감독 세드릭 기븐스(Cedric Gibbons)를 집중 조명했다. 드레스와 점프수트의 우아하게 늘어진 네크라인은 세드릭 기븐스가 베네치아 스타일의 휘장을 좋아한다고 언급한 데서 힌트를 얻었고, 그의 아르데코풍 작품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한 레이스와 프린트가 돋보이는 룩이 대부분이었다. 쇼 중간중간에 등장한 펑퍼짐한 수트 팬츠 역시 그가 입던 1940년대 스타일과 닮아 있었다. 에밀리아 윅스테드의 옷은 사진으로 볼 때보다 실제로 볼 때 그 감동이 배가되는데, 사진으로는 절대 알아차릴 수 없는 날렵한 봉제와 완벽한 드레이핑에서 범접할 수 없는 완성도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점이 에밀리아 윅스테드의 옷이 아주 간결해 보이는 동시에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도 극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번에도 이 아름다움에 매료된 여배우들이 에밀리아 윅스테드의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을 밟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