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MMERMANN

니키 짐머만은 새 컬렉션을 ‘야생 정원 (Wild Botanica)’으로 명명했다. 그의 영감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런웨이 양쪽에는 색색의 꽃이 길게 늘어섰고, 모델들은 꽃과 같은 색감의 화사한 컬렉션 룩을 입고 등장했다. 쇼는 섬세한 기술력과 로맨틱한 감성의 조화로 완성됐다. 꽃 모양 아플리케가 잔뜩 붙은 드레스가 선두를 차지했고, 나비가 몸 위에서 노니는 듯 입체적인 드레스가 그 뒤를 이었다. 간혹 디테일 없이 베이식한 셔츠와 팬츠, 비교적 실용적으로 보이는 스커트가 등장했지만, 색감이 화사해 전체적인 쇼의 흐름을 해치지는 않았다. 니키 짐머만 역시 대다수 디자이너들처럼 코로나19와 쇼의 테마를 연관 지어 집에 머물며 바라본 것들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다는 생각을 전했지만, 몇 시즌째 이번 컬렉션과 비슷한 단편적인 디자인을 고수한 사실에 비추어보면 그다지 공감할 수 없는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