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늠할 수 없는 영감과 무수한 볼거리를 제공한 2024 F/W 맨즈 & 오트 쿠튀르 패션위크.
이 패션 축제에서 마리끌레르 에디터들이 경험한 지극히 사적이거나 특별했던 순간들.

LOVE IS LOVE 맨즈 패션위크가 한창인 1월 18일 밤, 꾸레쥬는 레코드 스토어 디조노르드와 협업해 마레 지구에서 작은 파티를 열었다. 현장에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디 펠리체가 레이브, LGBTQIA+ 문화 등 비주류한 감성으로 엄선한 사진집과 레코드도 판매했다. 사진은 포토그래퍼를 꿈꾸는 친구에게 기념으로 선물한 <1+1> 포토북.

HAPPY HOUR 쇼 다음 날, 가까이에서 컬렉션 피스를 볼 수 있는 리시(Re-See) 현장. 디올 리시 현장에서는 언제나 친절한 무슈들이 시원한 샴페인을 따라준다. 쌉싸름한 샴페인을 즐기며 디올의 DNA가 담긴 까나쥬 패턴 발레 슈즈를 마음속 장바구니에 담았던 시간.

WILD WILD WEST 지난 시즌부터 유독 맨즈 컬렉션이 기대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장안의 화제,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쇼가 열리기 때문. 퍼렐은 자신의 고향인 버지니아를 그리는 향수를 또 한 번 컬렉션에 녹여 루이 비통식 카우보이들을 선보였다. 무려 80벌에 달하는 룩이 등장하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은 것은 그의 타고난 디자인 센스 덕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음악이 주는 힘이 컸다. 매번 컬렉션을 위해 트랙리스트를 직접 제작하는 그의 정성과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Acne ‘STUDIO’ 전 세계 모든 매장의 인테리어를 다르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아크네 스튜디오. 브랜드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요한슨의 인터뷰 페이지에 실릴 화보를 촬영하기 위해 파리 생토노레 매장에 방문했다. 패션에 국한되지 않고 예술 문화 전반을 다루는 브랜드답게 감각적인 실내가 돋보였다. 비록 MBTI상 극도로 ‘I’인 성향 때문에 그를 직접 촬영하진 못했지만 서면으로나마 나눈 심도 깊은 인터뷰와 화보를 곧 공개할 예정이니 부디 기대해주시길!

SHOOTING STAR 키드슈퍼(Kidsuper)의 디자이너 콤 딜레인(Colm Dillane)은 자신의 우상이던 전설적인 축구 선수 호나우지뉴를 이번 시즌 런웨이 모델로 세웠다. 오버사이즈 퍼 코트와 데님 진을 입고 등장한 그는 타고난 모델 같은 태도로 당당하고 여유롭게 런웨이를 거닐었다. 피날레 무대에서 콤 딜레인과 반갑게 어깨동무를하는 모습에 관객들 또한 어린 시절 기억을 소환한 듯 뜨거운 기립 박수를 보냈다.

CONGRATULATIONS! 얼마 전 LVMH 프라이즈 세미 파이널리스트로 뽑힌 지용킴의 2024 F/W 프레젠테이션이 열린 파리 쇼룸. 한국에 돌아온 뒤 비밀 유지 계약 때문에 말하지 못했다는 그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문득 생각했다. 빈손으로 가기가 미안해 길거리에서 급하게 구매한 튤립 다발은 어쩌면 그의 희소식을 미리 축하하는 의미였을지도 모른다고. 해외에서 점점 몸집을 키워가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